기타 칼럼 2026. 10. 18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개인회생 인가 후 폐지 유형

본 법무사가 개인회생 사건을 대리해 변제계획 인가결정을 받아 드리면, 의뢰인 대부분은 이제 끝났다며 안도합니다.

그러나 인가결정은 3년에서 5년에 걸친 변제의 출발점일 뿐이고, 인가를 받은 사건이 모두 면책결정까지 순탄하게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이 일감이 끊기고, 가게 매출이 줄고, 예상하지 못한 채권자가 나타납니다.

그렇게 변제금이 한두 달씩 밀리다 보면, 법원은 이미 인가한 절차라도 폐지합니다.

 

2026년 9월 9일 A씨가 법원으로 부터 수령한 폐지예정통지서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통지서에 붙은 「변제수행결과」에는 매월 변제예정금액 67만 7,002원, 채무자 총입금액 949만 8,214원, 그리고 채무자 미납금 945만 7,842원, 미납회차 13.97회가 적혀 있었습니다.

36회 중 28회차까지 왔고 남은 것은 8회였습니다.

통지서에는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지체 사유와 미납금 해결 방안을 적은 진술서를 내라고 적혀있습니다.

사실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에게 이 사건은 두 번째 개인회생이었습니다. 

폐지예정통지서의 변제수행결과 — 매월 변제예정금액 677,002원, 채무자 총입금액 9,498,214원, 채무자 미납금 9,457,842원, 미납회차 13.97회, 현재 변제회차 28회, 잔여 변제회차 8회

A씨 사건의 변제수행결과. 36회 중 28회차에 이르렀지만 미납회차가 14회에 가까웠습니다.

인가 후 폐지는 개인회생을 맡은 법무사로서 가장 안타까운 결과입니다.

몇 년 동안 갚아 온 노력이 면책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끝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 법무사는 인가 이후의 사건도 끝까지 지켜보며, 변제금이 밀리기 시작하면 의뢰인과 함께 대처 방법을 찾습니다.

본 법무사가 진행한 사건 가운데 인가 뒤 폐지되었거나 폐지 직전까지 간 세 사람의 사건으로, 인가 후 폐지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지고 그 뒤에 어떤 선택이 남는지 정리합니다. 

인가 후 폐지는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한 때"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은 변제계획 인가결정이 있은 뒤 채무자가 인가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한 때에는 법원이 개인회생절차를 폐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법 제621조 제1항 제2호).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는 판단은 대부분 변제금 미납 기록으로만 판단합니다.

실무에서는 변제금이 3개월분 이상 밀리면 회생위원이 폐지예정통지서를 보내고, 채무자의 진술서를 받아 본 뒤 법원이 폐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폐지결정이 나더라도 그때까지 이미 갚은 돈은 돌려받지 못합니다. 돈을 돌려 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폐지는 이미 행한 변제와 법에 따라 생긴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법 제621조 제2항).

반면 개인회생으로 멈춰 있던 독촉과 강제집행은 다시 시작될 수 있고, 남은 채무에는 연체이자가 붙습니다.

그동안 갚은 돈은 그대로 채권자에게 돌아가고, 면책이라는 결과만 사라지는 셈입니다. 

적립금 16회 미납으로 폐지된 일용직 근로자

B씨는 직업소개소를 통해 건설 현장에서 목수 일을 하는 일용직 근로자였습니다.

2020년 3월 월 수입 220만 원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3인 가구 생계비 175만 원을 빼고 월 45만 원씩 60개월을 갚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B씨의 어려움은 인가 전부터 나타났습니다.

2021년 4월 법원은 B씨에게 밀린 적립금 180만 원을 내라고 보정을 권고했고, 본 법무사는 B씨가 마련한 135만 원의 송금 내역을 내면서 나머지 1회분은 빠른 시일 안에 내겠다고 보정했습니다.

일당으로 받는 일용직 소득은 비가 오거나 현장이 끊기면 그달 수입이 그대로 줄어드는 구조였습니다. 

개인회생절차 폐지결정 — 채무자가 적립금을 16회 이상 미납하여 인가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법 제621조 제1항에 의하여 폐지

B씨 사건의 폐지결정. 인가 뒤 적립금을 16회 이상 내지 못했습니다.

 B씨는 인가를 받았지만, 그 뒤 적립금을 16회 이상 미납했습니다.

법원은 2022년 10월 20일 인가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며 절차를 폐지했습니다.

60개월 변제계획에서 16회는 1년이 넘는 기간입니다.

미납이 몇 달 쌓였을 때 변제계획 변경을 검토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습니다. 즉시 대리인에게 알리고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가용소득이 수입의 절반을 넘었던 변제계획

C씨는 2021년 6월 월 수입 224만 6,000원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했습니다.

1인 가구 생계비 109만 6,000원을 빼고 월 115만 원씩 36개월, 총 4,140만 원을 갚는 변제계획이었습니다.

수입의 51%를 매달 변제에 쓰는 계획이었습니다. 

C씨의 변제계획안 — 월 평균 수입 2,246,000원, 월 평균 생계비 1,096,000원, 월 평균 가용소득 1,150,000원, 변제 횟수 36회, 총 가용소득 41,400,000원

C씨의 변제계획안. 월 수입의 절반이 넘는 115만 원을 36개월 동안 내는 계획이었습니다.

생계비를 낮게 잡을수록 변제기간은 짧아지고 총 변제액도 정해진 기간 안에 끝납니다.

그러나 그만큼 생활에 여유가 없어, 수입이 조금만 줄거나 지출이 생기면 곧바로 변제금이 밀립니다.

C씨는 인가 뒤 변제금을 내지 못했고, 법원은 2023년 1월 10일 변제금을 납입하지 아니하여 인가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며 절차를 폐지했습니다(법 제621조 제1항).

 

변제기간은 원칙적으로 3년이지만, 생계비를 현실적으로 잡고 기간을 늘려 월 변제액을 낮추는 선택도 가능합니다(법 제611조 제5항).

신청할 때 3년 안에 끝내는 것만 볼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매달 그 금액을 낼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채무자의 의지에 따라 개인회생을 빨리 끝내기 위해 선택한 것이 오히려 안좋은 결과로 이어진 경우입니다.

인가 뒤 새 채권자가 나타나 스스로 폐지를 신청한 경우

A씨의 첫 번째 개인회생은 2021년 2월 신청해 인가를 받은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인가 뒤 변제를 이어 가던 중 채권자목록에 없던 새로운 채권자가 나타났습니다.

 

채권자목록에 빠진 채권은 개인회생에서 변제를 받지 못하는 대신, 면책을 받더라도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법 제625조 제2항 제1호).

변제를 다 마치고도 그 채무는 그대로 남는 것입니다.

인가 뒤에는 채권자목록을 고치는 데에도 제약이 있었기에, 본 법무사는 A씨와 상의해 진행 중인 사건을 폐지하고 새로 신청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A씨는 2024년 2월 5일 "인가결정 이후에 새로운 채권자가 발견되어 이 사건 개인회생을 폐지하고 새로운 사건을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폐지 요청서를 냈고, 법원은 이틀 뒤인 2월 7일 절차를 폐지했습니다. 

개인회생절차 폐지결정 — 채무자가 2024. 2. 5. 개인회생절차의 폐지를 신청하여 인가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법 제621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폐지

A씨의 첫 번째 사건 폐지결정. 채무자가 스스로 폐지를 신청한 경우에도 같은 조문이 적용됩니다.

 폐지결정을 받은 지 3주 만인 2024년 2월 29일, A씨는 새 채권자를 포함한 채권자목록으로 두 번째 개인회생을 신청했습니다.

신청서에는 폐지된 이전 사건의 기록을 함께 첨부했습니다.

법원은 이전 사건이 왜 폐지되었는지, 그 뒤 사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사건에서는 상속받은 토지 지분이 재산목록에 새로 들어가 청산가치가 2,258만 원으로 올라갔습니다.

A씨는 음식점 운영 수입 월 150만 원에서 생계비 82만 3,000원만 남기고 월 67만 원씩 36개월, 총 2,412만 원을 갚는 계획으로 2024년 3월 21일 개시결정을 받았습니다.

청산가치보다 많이 갚아야 한다는 원칙(법 제614조 제1항 제4호) 때문에 생계비를 기준 중위소득의 36%까지 낮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폐지예정통지서를 받았다면 7일 안에 진술서를 냅니다

두 번째 사건에서 A씨는 2년 넘게 변제를 이어 갔지만, 운영하던 가게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몇 달씩 변제금이 밀렸습니다.

그리고 첫머리의 폐지예정통지서를 받았습니다.

 

본 법무사는 통지서가 나온 지 닷새 만인 9월 14일 채무자 진술서를 냈습니다.

지체 사유로는 사업장 매출 급감을 적었고, 해결 방안으로는 10월 20일부터 변제기간이 끝나는 2027년 4월 28일까지 미납금과 남은 변제금을 모두 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적었습니다.

 

진술서에서 중요한 것은 사정을 호소하는 것보다 실현 가능한 납부 계획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언제부터, 매달 얼마씩, 어떤 소득으로 낼 것인지를 적고 그 근거가 되는 소득 자료를 함께 내야 합니다.

진술서를 내지 않거나 계획이 막연하면 법원은 그대로 폐지결정을 합니다. 

폐지를 막는 두 가지 방법: 변제계획 변경과 면책 신청

변제금이 밀리기 시작했을 때 쓸 수 있는 방법은 폐지예정통지에 대한 진술서만이 아닙니다.

 

첫째, 변제계획 변경입니다.

인가 뒤 소득이 줄었다면 변제를 마치기 전까지 변제계획 변경안을 낼 수 있습니다(법 제619조 제1항).

월 변제액을 낮추거나, 청산가치 보장 범위 안에서 변제기간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미납이 쌓이기 전에 내야 효과가 있습니다.

B씨처럼 16회가 밀린 뒤에는 변경할 여지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둘째, 변제 미완료 면책입니다.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다 하지 못했더라도, 이미 갚은 금액이 청산가치 이상이고 변제계획 변경도 불가능하다면 법원은 면책을 할 수 있습니다(법 제624조 제2항).

질병이나 실직처럼 채무자의 의지와 무관한 사정이 있고 변제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라면 검토할 만합니다.

 

폐지결정을 받은 뒤라도 다시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전 사건이 왜 폐지되었는지, 지금은 무엇이 달라져서 이번에는 끝까지 갚을 수 있는지를 법원에 설명해야 합니다.

같은 소득과 같은 계획으로 다시 신청하면 같은 결과가 반복될 뿐입니다. 

세 사람의 인가 후 폐지 사건 비교

구분소득변제계획폐지 사유이후
A씨 (1차)급여2021년 인가새 채권자 발견, 스스로 폐지 신청3주 뒤 재신청
A씨 (2차)음식점 운영 월 150만 원월 67만 원 × 36개월매출 급감으로 미납 945만 원진술서 제출, 납부 계획 제시
B씨건설 일용직 월 220만 원월 45만 원 × 60개월적립금 16회 이상 미납2022.10 폐지
C씨급여 월 224만 원월 115만 원 × 36개월변제금 미납2023.1 폐지

인가 뒤 변제금이 밀리기 시작했을 때

  1. 한 달이라도 밀렸다면 바로 상담하십시오. 3개월분이 쌓이면 폐지예정통지가 나옵니다.
  2. 소득이 줄었다면 변제계획 변경을 먼저 검토하십시오. 미납이 쌓이기 전에 내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3. 폐지예정통지서를 받으면 7일 안에 진술서를 내십시오. 날짜와 금액이 들어간 납부 계획과 소득 자료를 함께 내야 합니다.
  4. 이미 상당 부분 갚았다면 면책 가능성을 확인하십시오. 책임질 수 없는 사유와 청산가치 이상 변제가 요건입니다.
  5. 채권자가 빠진 것을 알게 되면 즉시 알리십시오. 누락된 채무는 면책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6. 폐지 뒤 재신청한다면 달라진 사정을 준비하십시오. 이전 사건 기록과 함께, 이번에는 끝까지 갚을 수 있는 근거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인가 후 폐지는 대부분 한 번에 오지 않고 몇 달에 걸쳐 쌓인 미납의 결과입니다.

처음 밀린 달에 변제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통지서를 받으면 기한 안에 구체적인 계획을 내면, 인가까지 받아 둔 절차를 면책까지 이어 갈 길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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