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칼럼 2026. 09. 27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개인회생 후 채무불이행자명부에서 이름을 지우려면

빚을 정리했는데도 채무불이행자명부에는 아직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빚을 갚았으니 당연히 삭제된 줄 알았는데, 은행에서 확인해 보니 그대로 남아 있더라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채무불이행자명부는 저절로 지워지지 않습니다.


채권자가 취하를 해주든지, 그렇지 않으면 채무자가 직접 말소를 신청해야 하고, 빚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도 채무자에게 있습니다. 다만 증명하는 방법 자체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무엇을 어떻게 갖추느냐에 따라 절차의 길이가 달라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명부에 오르면 실제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지우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돈을 전부 공탁하고도 바로 지워지지 않았던 실제 사건을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명부에 오르면 무엇이 달라지나

채권자는 금전의 지급을 명한 집행권원이 확정된 뒤 6개월 안에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채무자를 명부에 올려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70조 제1항 제1호). 재산명시 기일에 나오지 않거나 거짓 재산목록을 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등재되면 아래와 같은 절차가 뒤따릅니다.

내용근거
명부는 등재결정을 한 법원에 비치됩니다민사집행법 §72①
부본이 주소지 시·구·읍·면의 장에게 보내집니다§72②
금융기관 관련단체에 보내져 신용정보로 활용됩니다§72③
누구든지 열람과 복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72④
다만 인쇄물 등으로 공표할 수는 없습니다§72⑤

채무자에게 실제 부담이 되는 것은 세 번째와 네 번째입니다. 대출과 카드 발급이 사실상 막히고, 거래처가 조회하면 그대로 드러납니다. 채권자가 이 제도를 압박 수단으로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우는 방법

구분요건근거
신청에 따른 말소변제, 그 밖의 사유로 채무가 소멸되었다는 것이 증명된 때 — 채무자가 신청민사집행법 §73①
직권 말소명부에 오른 다음 해부터 10년이 지난 때 — 법원이 직권으로§73③

채무를 정리(변제) 했다면 곧바로 말소를 신청하는 것이 맞습니다. 말소 결정이 나면 법원이 관련 기관에 통지하고, 통지를 받은 기관은 명부에서 이름을 지워야 합니다.


참고로 말소 결정에 대해서는 채권자가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73②). 말소 결정을 받았다고 해서 완전히 끝난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채무자가 말소 신청했다고 채권자에게도 알려주거든요.


변제 증명책임은 채무자에게 있습니다

여기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막히는 지점이기도 하며, 대법원이 2023년에 이 문제를 정리했는데요. 그 요지는 두가지 입니다(2023. 7. 14.자 2023그610 결정).

  1. 첫째, 채무가 소멸했다는 점은 채무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2. 둘째, 증명하는 방법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집행권원이 확정판결이더라도 채무자가 따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판결이 확정된 뒤에 채무가 소멸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채무자는 변제를 했다는 소송을 한 번 더 하지 않아도 영수증, 합의서, 공탁서처럼 소멸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해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의 말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액을 공탁했는데도 바로 지워지지 않은 사건

몇 해 전 사무소에서 채권자 쪽을 대리한 사건이 이런 구조를 잘 보여 줍니다.


의뢰인은 고등법원 판결로 채권을 확정한 뒤에도 변제를 받지 못해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를 신청했고, 법원은 등재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결정이 난 지 일주일 만에 채무자가 말소를 신청했습니다.


채무자의 주장은 이랬습니다.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전액 변제공탁했으므로 더 이상 어떠한 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첨부서류는 등재결정문과 공탁서 사본, 두 장이 전부였습니다.

시점경과
전년도채권자,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신청
2월 21일법원, 등재 결정
2월 28일채무자, 말소 신청 — 공탁금 132,141,076원 전액 변제공탁 주장
3월 29일법원, 채권자에게 보정명령 — 7일 내 답변 요구

공탁금과 채권자가 주장하는 청구금액 149,031,735원 사이에는 약 1,689만 원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 차이가 무엇인지, 그리고 채권자가 공탁금을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지를 먼저 확인하려 했고, 이를 위해 채권자에게 세 가지를 물었습니다.

  1. 공탁금을 이의 없이 수령했는지
  2. 이의 없이 수령했다면 청구금액이 공탁금과 다른 원인에서 생긴 돈인지
  3. 이의를 유보하고 수령했다면 그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라

이 사건에서 배울 점은 공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명부가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공탁한 금액이 채무 전액에 미치는지, 채권자가 이의 없이 받았는지가 중요합니다.


채권자가 이의를 유보하지 않고 공탁금을 수령하면 채무 소멸을 다투기가 어려워지므로, 공탁금을 찾기 전에 이 점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채권자가 주장하는 금액과 공탁한 금액이 조금이라도 차이나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원금과 지연이자의 계산 기준일이 다르면 수백만 원 단위의 차이가 쉽게 생기기 때문입니다.


파산 면책을 받은 경우

개인파산으로 면책결정을 받아 확정되었다면, 면책결정문과 확정증명을 갖추어 말소를 신청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말소 사유입니다.


다만 면책되지 않는 채권이 있다는 점은 짚어 두셔야 합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단서는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청구권을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면책되지 않는 주요 채권

  1. 조세, 벌금·과료·추징금·과태료
  2.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3.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
  4.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청구권
  5. 양육자 또는 부양의무자로서 부담할 비용

명부에 오른 원인이 이런 채권이라면 면책결정만으로는 말소가 어렵습니다. 특히 채권자목록에서 빠진 채권은 면책 자체가 미치지 않으므로 별도로 정리하셔야 합니다.


개인회생의 경우에는 변제계획을 모두 이행하고 면책결정을 받은 뒤에 같은 절차를 밟으시면 됩니다.


정리하며

채무불이행자명부는 저절로 지워지지 않으며, 채무자가 말소를 신청해야 합니다. 채무가 소멸했다는 증명책임도 채무자에게 있지만, 증명방법에는 제한이 없어 청구이의의 소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대법원 2023그610).


공탁은 만능이 아닙니다. 전액인지, 채권자가 이의 없이 받았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면책결정을 받으셨다면 곧바로 신청하시되, 조세나 고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처럼 면책되지 않는 채권이 원인이라면 다른 정리가 필요합니다. 10년이 지나면 직권으로 말소되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이유는 없습니다.


빚을 정리하는 일과 기록을 정리하는 일은 별개입니다. 두 번째 일을 하지 않으면 정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변제나 면책으로 채무를 마무리하셨다면, 명부에 이름이 남아 있는지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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