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칼럼 2026. 09. 18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직장(소득)이 있으면 개인파산이 안되나요?

아직 한창 일할 수 있는 40대이고 직장에 다니고 있으면 개인파산은 안되고, 개인회생만 가능할까요?


나이와 직업이 개인파산의 자격 요건인 것처럼 알고 계신 분들이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법이 정하고 있는 개인파산의 기준은 나이도 직업도 아니고 '지급불능' 하나뿐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5조 제1항은 "채무자가 지급을 할 수 없는 때" 법원이 신청에 의하여 파산을 선고한다고만 정하고 있습니다.


몇 살 이상이어야 한다거나 무직이어야 한다는 요건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급불능이 무엇을 뜻하는지, 소득이 있는데도 개인파산이 가능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중 어느 쪽을 택할지 어떻게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법이 정한 기준은 '지급불능' 하나입니다

대법원은 지급불능을 "채무자가 변제능력이 부족하여 즉시 변제하여야 할 채무를 일반적·계속적으로 변제할 수 없는 객관적 상태"라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1마961 결정 등).

대법원의 판단 중 중요한 표현이 두 개 있는데요.

  1. 일반적·계속적 — 이번 달 카드값을 못 냈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갚아 나갈 수 없는 상태여야 합니다.
  2. 객관적 상태 — 본인이 힘들다고 느끼는지가 아니라, 자료로 확인되는 소득과 재산으로 판단합니다

법원은 이를 판단할 때 다음을 함께 살핍니다.

고려 요소확인하는 내용
연령앞으로 경제활동이 가능한 기간
직업과 경력현재 하는 일과 그동안의 경력
자격과 기술재취업이나 소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지
노동능력건강 상태를 포함한 일할 수 있는 능력
부양가족실제 부양 가족의 수(최저생계비)
재산과 채무의 규모재산과 채무의 크기(파산 요건)

대법원은 또한 단지 채무자가 젊고 건강하다거나 장래 소득으로 채무의 일부라도 변제할 수 있어 보인다는 추상적인 사정만으로 지급불능이 아니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판단한 적도 있습니다(대법원 2008마1904 결정).

옷가게를 하던 젊은 여성분( 92년 생)이 조깅하던 중 넘어져 대퇴부가 골절 되었으며 수개월 치료 후 다시 복귀할 수 있었지만, 다친 직후 개인파산을 신청해 선고 후 파산관재인 면담 시까지 실제 치료를 하고 있었기에 면책결정을 받아낸 적이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나이가 많다고 해서 자동으로 개인파산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연령은 여러 판단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소득이 있다는 것과 갚을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직장이 있는 분들이 오해하시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월급의 액수가 아니라, 그 월급에서 본인과 가족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을 빼고 남는 금액입니다. 즉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가용소득을 보는 것입니다.


같은 월 300만 원을 받더라도 사정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집니다.

구분1인 가구배우자와 자녀 둘을 부양하는 경우
월 소득300만 원300만 원
인정 생계비(2026년 기준)154만 원252만 원(배우자 제외 시)
가용소득146만 원 발생48만 원 발생
적합한 절차개인회생 검토개인파산도 함께 검토

생계비는 법원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되며 가구원 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부양가족이 많으면 인정되는 생계비가 늘어나므로 같은 월급을 받아도 실제로 빚을 갚는 데 쓸 수 있는 돈은 크게 줄어듭니다.


여기에 채무의 규모도 함께 봐야 합니다. 위 사례에서 월 가용소득이 월 48만 원 나온다고 해도 채무가 2억 원이라면, 그 돈으로는 원금의 극히 일부밖에 갚을 수 없습니다. 이런 사정 역시 지급불능 판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025년 직장과 단체에 나가서 라인댄스 강사를 하시던 분이 강의하는 몇곳이 폐강되어 수입이 급격히 줄어 들어서, 그 동안 잘 변제해오던 채무의 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하게 되어 개인파산을 신청한 후 면책결정을 받았습니다. 이 분의 경우가 소득이 최저생계비 조차 감당하지 못해 곧바로 개인파산을 검토한 경우입니다.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무엇이 갈림길인가

두 절차는 목적이 다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비교해서 판단하셔야 합니다.

구분개인회생개인파산
전제일정한 가용소득이 있을 것지급불능 상태일 것
진행 방식정해진 기간 동안 매달 변제재산을 환가해 배당 후 면책
재산보유하면서 변제 가능일정 범위를 넘는 재산은 환가 대상
소요 기간변제기간 동안 계속상대적으로 짧음
중도 위험변제금 미납 시 폐지 위험면책불허가 사유 검토
직업 제한없음일부 자격·직업에 제한이 있으나 면책으로 회복

개인파산에 직업 제한이 따른다는 점 때문에 망설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다만 그 제한은 면책 결정을 받으면 회복되며, 해당하는 직업군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본인이 그 대상인지부터 확인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절차를 잘못 고르면 무엇을 잃는가

개인파산이 가능한 분이 개인회생으로 진행하면 어떻게 될까요.


가장 큰 문제는 중간에 변제수행을 다하지 못하고 폐지될 위험이 있습니다. 개인회생은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을 계속 납부해야 하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가용소득이 빠듯한 상태에서 시작하면, 소득이 조금만 줄거나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겨도 변제금을 맞추지 못하게 되어 미납됩니다.


변제금이 3회 이상 밀리면 절차가 폐지될 수 있습니다. 인가 결정 후 폐지된다면 그동안 낸 돈은 채권자들에게 배분된 뒤라 돌려 받지 못하고, 남은 채무는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몇 년의 시간과 납부한 금액을 들이고도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상담 단계에서 가용소득을 실제로 계산해 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소득이 있으니 개인회생"이라는 판단은 너무 이른 결론입니다.


상담 전에 준비하실 서류

정확한 판단을 받으시려면 다음 자료가 필요합니다. 미리 챙겨 오시면 첫 상담에서 방향이 잡힙니다.

  1. 소득 자료 — 최근 3개월 급여명세서, 또는 소득금액증명원
  2. 채무 자료 — 거래 중인 모든 금융기관의 부채증명원
  3. 가족 자료 —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실제 부양하는 가족을 확인하기 위함)
  4. 재산 자료 — 임차보증금 계약서, 자동차등록원부, 보험 해약환급금 조회 결과, 퇴직금 추정액
  5. 채무가 생긴 경위 — 언제 어떤 이유로 늘어났는지 대략의 흐름

마지막 항목을 가볍게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채무 발생 경위는 면책 여부를 판단할 때도 살피는 부분이므로, 처음부터 사실대로 정리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며

개인파산의 판단 기준을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법이 정한 요건은 지급불능 하나이며, 나이나 직업은 요건이 아닙니다
  2. 지급불능은 채무를 일반적·계속적으로 변제할 수 없는 객관적 상태를 말합니다
  3. 소득이 있어도 생계비와 필수지출을 빼고 남는 가용소득이 없거나 미미하면 개인파산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4. 부양가족이 많거나 채무 규모가 크면 같은 소득이라도 결론이 달라집니다

"젊으면 개인회생, 나이가 많으면 개인파산"이라는 식의 구분은 법에 없는 기준입니다. 같은 소득과 같은 나이라도 부양가족과 채무 규모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어느 절차가 맞는지는 실제로 계산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한쪽으로만 안내받고 마음을 정하기 전에, 소득과 채무 자료를 갖추어 가용소득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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