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칼럼 2026. 06. 10 |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변제계획변경·특별면책·개인파산 중 무엇을 선택할까

2026년 1월 9일, 본 법무사가 울산지방법원에 낸 면책신청서의 첫 문장은 이렇습니다. "위 사건의 채무자는 2022년 2월 5일부터 2025년 12월 5일까지 약 46개월간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성실하게 수행하여 왔습니다." 의뢰인은 매달 240만 원씩, 60회 가운데 46회를 낸 회사원이었습니다. 남은 것은 14회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변제금을 낸 지 엿새 뒤 그는 대학병원에 입원하였고, 해가 바뀌자 회사는 휴직을 명하면서 급여를 기본급의 60%로 줄였습니다.


남은 14회를 채울 수 없게 된 채무자 앞에는 세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변제계획을 고쳐 계속 갚을지, 절차가 폐지되기를 기다려 개인파산을 새로 신청할지, 지금의 절차 안에서 남은 변제를 면제받는 특별면책을 구할지입니다. 이 사건에서 본 법무사가 무엇을 기준으로 길을 골랐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서류로 정리합니다.

세 가지 방법은 무엇이 다른가


인가된 변제계획을 끝까지 수행하지 못하면 개인회생절차는 결국 폐지됩니다. 폐지를 기다리기 전에, 채무자의 사정에 맞는 방법을 먼저 골라야 합니다.

구분변제계획 변경특별면책개인파산
근거채무자회생법 제619조같은 법 제624조 제2항같은 법 제305조, 제564조
맞는 경우소득이 줄었지만 줄어든 금액으로라도 계속 갚을 수 있을 때더 이상 갚을 수 없고, 이미 청산가치 이상을 갚았을 때특별면책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인가 후 새 빚이 많을 때
진행 방식기존 절차에서 월 변제액·기간을 고쳐 다시 인가받음기존 절차에서 남은 변제 없이 면책회생절차가 끝난 뒤 처음부터 새로 신청
신청 시기변제를 마치기 전까지폐지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폐지 확정 후에도 가능
부담남은 기간 동안 계속 변제요건 소명이 엄격함파산관재인 조사, 비용과 시간이 다시 듦

세가지 방법은 순서대로 따져야 합니다. 변경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특별면책은 허가되지 않고, 특별면책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개인파산이 남습니다.

특별면책이 허가되는 세 가지 조건

채무자회생법 제624조 제2항은 변제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다음 세 가지를 모두 갖추면, 법원이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은 뒤 면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1.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완료하지 못하였을 것. 질병, 사고, 회사 사정에 따른 실직처럼 채무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생긴 사정이어야 합니다. 씀씀이가 늘었다거나 새로 빚을 져 갚기 어려워졌다는 사정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2. 채권자들이 이미 변제받은 금액이 파산절차에서 배당받을 금액보다 적지 않을 것. 다시 말해 지금까지 낸 변제금이 청산가치 이상이어야 합니다. 채권자에게 파산보다 불리하지 않아야 남은 변제를 면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변제계획의 변경이 불가능할 것. 줄어든 소득으로라도 변제를 이어 갈 수 있다면 변경이 먼저입니다.

실제 사건 — 청산가치가 높았던 60개월 변제계획

의뢰인은 2021년 11월 개인회생을 신청하였습니다. 채무는 1억 9,167만 원이었고, 재산의 청산가치가 1억 850만 원으로 높았습니다. 그래서 변제계획은 월 평균 소득 432만 원에서 생계비 192만 원을 뺀 매달 240만 원을 60개월 동안 갚는 내용으로 정해졌습니다. 총 변제예정액은 1억 4,400만 원, 원금의 83.2%였습니다.

인가된 변제계획의 청산가치 비교 — 청산가치 1억 850만 원에 대하여 60개월간 1억 4,400만 원을 갚는 계획이었습니다.

▲ 인가된 변제계획의 청산가치 비교 — 청산가치 1억 850만 원에 대하여 60개월간 1억 4,400만 원을 갚는 계획이었습니다.


의뢰인은 2022년 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46회를 거르지 않고 냈습니다. 매달 240만 원씩 46회이면 약 1억 1,040만 원으로, 신청 당시의 청산가치 1억 850만 원을 이미 넘어선 금액입니다. 입원과 휴직은 바로 그 직후의 일이었습니다.

세 가지 방법을 하나씩 따져 보다

변제계획 변경 — 낼 수 있는 돈이 남지 않았습니다. 휴직 중 급여가 기본급의 60%로 줄면 실수령액이 생계비 192만 원과 비슷하거나 그에 못 미칠 수 있었습니다. 월 변제액을 낮추는 변경은 매달 낼 돈이 조금이라도 남아야 의미가 있는데, 이 사건은 그 돈 자체가 남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치료가 끝난 뒤 종전처럼 현장 일을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개인파산 — 먼 길을 다시 돌아가야 했습니다. 절차 폐지를 기다렸다가 파산을 새로 신청하면, 4년 가까이 성실하게 갚아 온 사정과 별개로 신청서를 처음부터 다시 쓰고 파산관재인의 재산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미 청산가치 이상을 갚은 채무자에게는 필요 이상의 부담이었습니다.


특별면책 — 세 가지 조건이 모두 맞았습니다. 질병은 책임질 수 없는 사유였고, 낸 변제금은 청산가치를 넘었으며, 변경으로도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변제를 계속할 수 없을 때, 세 가지 질문

이 사건의 답은 ① 아니오, ② 예, ③ 예였습니다

① 줄어든 소득으로도 매달 갚을 돈이 남는가?
예 → 변제계획 변경(제619조)
아니오 → ②로
② 지금까지 낸 변제금이 청산가치 이상인가?
예 → ③으로
아니오 → 개인파산 검토
③ 질병·실직 등 책임질 수 없는 사유인가?
예 → 특별면책(제624조 제2항) — 폐지 확정 전에 신청
아니오 → 개인파산 검토

본 법무사는 휴직이 시작된 직후인 2026년 1월 9일 특별면책을 신청하였습니다. 신청서에는 46개월의 성실한 변제, 입원과 휴직 경위, 줄어든 급여로는 변제계획을 유지할 수 없는 사정, 이미 낸 변제금과 청산가치의 비교를 차례로 적고 입퇴원확인서·진단서·재직증명서를 붙였습니다. 열흘 뒤에는 회사가 발급한 휴직계를 보정서로 추가하였습니다.

특별면책 신청서 — 46개월간 성실하게 변제한 사실을 먼저 밝히고, 제624조 제2항에 따른 특별면책을 구하였습니다.

▲ 특별면책 신청서 — 46개월간 성실하게 변제한 사실을 먼저 밝히고, 제624조 제2항에 따른 특별면책을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채권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2026년 6월 29일 면책결정을 내렸습니다. 결정 이유에는 법이 정한 세 가지 조건이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특별면책 결정 —

▲ 특별면책 결정 —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완료하지 못하였고, 청산가치 이상을 변제하였으며, 변제계획의 변경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아" 면책한다고 하였습니다.

시기를 놓치면 방법이 하나로 줄어듭니다

특별면책은 진행 중인 개인회생절차 안에서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변제금 미납이 쌓여 폐지결정이 확정되면 더 이상 특별면책을 구할 수 없고, 남는 방법은 개인파산뿐입니다. 이 사건에서 휴직 직후 바로 신청서를 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변제계획 변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달 변제금을 내지 못한 상태에서 변경을 구하면 법원은 변경보다 폐지를 먼저 검토하게 됩니다. 변제가 어려워질 것 같다는 판단이 서는 순간이 세 가지 방법이 모두 열려 있는 마지막 시점입니다.

변제가 어려워졌을 때 확인할 것

  1. 지금까지 낸 변제금 합계를 계산합니다. 변제금 납부내역을 뽑아 신청 당시 청산가치와 비교하십시오. 청산가치를 넘었는지가 특별면책과 개인파산을 가르는 첫 기준입니다.
  2. 줄어든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 금액을 따져 봅니다. 생계비를 빼고도 매달 일정 금액이 남는다면 변제계획 변경이 우선입니다.
  3. 사유를 객관적인 자료로 남깁니다. 질병이면 입퇴원확인서와 진단서, 휴직이나 실직이면 휴직계·퇴직증명서·고용보험 자료가 필요합니다. 소득이 줄었다는 사실은 급여명세서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4. 인가 후 새로 생긴 채무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특별면책은 개인회생채권에만 미칩니다. 인가 후 새 빚이 많다면 특별면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므로 개인파산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5. 변제금이 밀리기 시작하면 곧바로 상의합니다. 세 가지 길은 폐지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만 모두 열려 있습니다.

맺음말

변제를 끝까지 하지 못했다고 4년 가까운 노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청산가치 이상을 갚았고, 스스로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더 갚을 수 없게 되었다면, 법은 남은 변제를 면제할 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변경할 수 있는지, 이미 얼마를 갚았는지를 먼저 따져 보고, 폐지되기 전에 움직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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