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칼럼 2026. 10. 08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개인회생을 취하한 후 재신청 할 때

2026년 2월 4일 오전 11시 3분, 집행관이 경북 영덕의 한 아파트에 들어섰습니다. 카드회사가 청구한 금액은 원금 4,014만 9,018원이었습니다. 압류표를 붙이는 절차는 1분 만인 11시 4분에 끝났습니다. 그 집에 사는 의뢰인은 우체국에 근무하는 공무원이었고, 그의 급여도 이미 압류된 상태였습니다.


엿새 뒤인 2월 10일, 본 법무사는 의뢰인의 개인회생을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이튿날 금지명령을, 그다음 날 유체동산 강제집행에 대한 중지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한 달여 뒤인 3월 18일, 의뢰인은 스스로 그 신청을 취하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 뒤, 같은 내용의 개인회생을 다시 신청했습니다.

유체동산압류조서 — 청구금액 원금 40,149,018원, 집행일시 2026. 2. 4. 11:03, 같은 날 11:04에 종료

첫 신청 엿새 전에 작성된 유체동산압류조서. 집행은 1분 만에 끝났습니다.

빚이 늘어난 경위

의뢰인의 월 소득은 약 496만 원으로 적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수년 동안 연로한 부모의 병원비와 요양병원비를 형제 중 홀로 부담해 왔습니다. 요양병원비로만 매달 120만 원이 고정적으로 나갔고, 현금이 부족하니 생활비와 병원비를 카드로 결제하고, 카드값은 카드론으로 막는 생활이 반복되었습니다. 지난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며 장례비용까지 더해졌습니다.


신청 당시 무담보 채무의 원금은 약 1억 1,147만 원이었습니다. 변제계획은 월 소득 496만 원에서 3인 가구 생계비 381만 원을 빼고, 매월 115만 원씩 36개월, 총 4,140만 원을 갚는 내용이었습니다.

취하에 이른 경위 —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신청 직후 의뢰인은 개인회생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이 자신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개인회생은 3년 동안 매달 115만 원을 내야 하지만, 채무조정으로 더 긴 기간에 더 적은 금액씩 나누어 갚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였습니다.


의뢰인은 신용회복위원회에 전화로 먼저 상담했고, "소득 수준에서 장기간 월 소액 변제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3월 20일 오후 3시 포항지부 방문 상담을 예약했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예약 알림 — 2026. 3. 20.(금) 15:00 포항지부 상담 예약

의뢰인이 받은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예약 알림. 뒤에 재신청 사유서의 소명자료로 제출했습니다.

문제는 방문 전에 생겼습니다. 의뢰인은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개인회생을 취하한 뒤에 방문하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방문 예약을 이틀 앞둔 3월 18일, 의뢰인은 개인회생 취하서를 제출했습니다.

금지명령이 내려진 뒤의 취하에는 법원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개인회생 신청은 개시결정 전이라면 채무자가 취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금지명령이나 중지명령이 이미 내려진 뒤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취하할 수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 제594조 단서). 채권자들이 금지명령 때문에 추심을 멈춘 상태에서 채무자가 마음대로 절차를 거두었다가 다시 신청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는 장치입니다.

대구회생법원 결정 — 이 사건 개인회생절차개시신청의 취하를 허가한다, 법 제594조 단서

첫 사건의 취하 허가 결정(2026. 3. 18.). 법원은 신청과 취하의 경위, 이해관계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종합하여 허가했습니다.

법원은 취하서가 들어온 당일 허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취하가 허가되는 순간 첫 사건에서 받은 금지명령과 중지명령도 함께 효력을 잃습니다. 압류된 급여와 아파트의 유체동산을 지켜 주던 보호막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방문 상담의 결과 — 전화 안내와 달랐던 조건

3월 20일, 의뢰인은 포항지부를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습니다. 전화로 안내받은 내용과 현저히 다른 조건이 제시되었고, 기대했던 소액·장기 변제가 아니라 개인회생보다도 불리한 변제 조건이었습니다.


채무조정이 자신에게 맞지 않음을 확인한 의뢰인은 개인회생으로 돌아가기로 했고, 본 법무사는 닷새 뒤인 3월 25일 개인회생을 재신청했습니다. 첫 신청 후 43일, 취하 후 7일 만이었습니다.

재신청 사유서 — "개인회생절차의 남용이 아닙니다"

금지명령을 받은 뒤 취하하고 곧바로 다시 신청한 사건은 법원이 가장 주의 깊게 보는 유형입니다. 금지명령과 중지명령을 반복해서 얻어 내 강제집행을 지연시키려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신청이 성실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개시신청을 기각할 수 있습니다(법 제595조 제7호).


그래서 본 법무사는 재신청서와 함께 재신청 사유서를 따로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사유서에는 다음 내용을 날짜 순서대로 적었습니다.

  1. 신청과 취하의 경위 — 2월 10일 신청, 2월 11일 금지명령, 2월 12일 중지명령, 신용회복위원회 전화 상담과 3월 20일 방문 예약, 방문 전 취하 요구에 따른 3월 18일 취하
  2. 재신청의 이유 — 3월 20일 방문 상담에서 전화 안내와 다른, 개인회생보다 불리한 조건이 제시되어 채무조정이 적합하지 않음을 확인한 점
  3. 남용이 아니라는 점 — 취하는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을 받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채권자에 대한 강제집행·추심을 부당하게 지연시키거나 절차를 남용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
  4. 소명자료 —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예약 알림 화면

사유서의 마지막에는 금지명령과 중지명령을 다시 발령해 달라는 요청을 함께 담았습니다.

재신청 다음 날 다시 내려진 금지명령

법원은 재신청 다음 날인 3월 26일 금지명령과 유체동산 강제집행 중지결정을 다시 내렸습니다. 첫 사건 취하로 보호가 사라진 기간은 3월 18일부터 3월 26일까지 8일이었습니다.

대구회생법원 금지명령(2026. 3. 26.) — 개인회생절차의 개시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강제집행·가압류·가처분과 변제 요구 행위를 금지한다

재신청 사건의 금지명령(2026. 3. 26.). 재신청 사유서를 함께 제출한 다음 날 발령되었습니다.

첫 신청과 재신청,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랐나

구분첫 신청재신청
접수일2026. 2. 10.2026. 3. 25.
월 소득496만 원496만 원
인정 생계비381만 원 (3인)381만 원 (3인)
월 변제금 · 기간115만 원 · 36개월115만 원 · 36개월
총 변제액 · 변제율4,140만 원 · 원금의 37.1%4,140만 원 · 원금의 37.1%
금지·중지명령2. 11. · 2. 12.3. 26. 다시 발령
법원에 낸 추가 서면—재신청 사유서와 소명자료
결과3. 18. 취하 허가보정 진행 중

앞선 칼럼에서 소개한 폐지 후 재신청 사례에서는 소득의 근거 자체를 바꾸는 것이 재신청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다릅니다. 변제계획은 한 글자도 바꿀 필요가 없었습니다. 법원에 새로 설명해야 했던 것은 계획의 숫자가 아니라 왜 취하했고, 왜 돌아왔는가였습니다.

재신청 이후의 보정

재신청 사건도 보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5월에는 법원이 정한 필수제출목록에 따라 1년간의 계좌 거래내역, 신용카드 사용내역, 보험 현황, 배우자 관련 서류, 급여압류적립금 확인서, 신용교육 수료확인서를 제출했습니다. 첫 사건에서 같은 취지의 보정권고를 받고도 보정하기 전에 취하했던 자료들을 재신청에서는 모두 갖추어 낸 것입니다.


9월에는 법원의 보정권고에 따라 두 가지를 반영했습니다. 첫째, 압류된 급여 중 그동안 쌓인 급여압류적립금을 청산가치에 반영하고, 생계비 중 주거비로 신청했던 20만 원을 가용소득에 투입했습니다. 둘째, 의뢰인이 카드로 구입한 물품을 지인들에게 판매하고 회수한 대금에 관하여, 그 2분의 1인 2,179만 5천 원을 청산가치에 반영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사건은 이러한 보정을 마치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취하하기 전에 확인할 것

개인회생을 취하했다는 이력이 재신청을 막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금지명령이 내려진 뒤의 취하와 재신청은 법원의 의심을 받는 출발점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확인된 실무상 요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른 제도로 옮기려면 조건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이 사건에서 신용회복위원회의 전화 안내와 방문 상담 결과는 크게 달랐습니다. 취하는 구체적인 조정 조건을 확인한 뒤에 결정해야 합니다.
  2. 취하하는 순간 금지명령과 중지명령도 사라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8일 동안 보호가 끊겼습니다. 급여나 재산이 압류된 상태라면 그 공백의 위험을 미리 따져 보아야 합니다.
  3. 재신청에는 사유서를 붙이십시오. 취하의 경위와 재신청의 이유를 날짜 순서대로 적고, 절차를 남용하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4. 사유서의 내용은 자료로 뒷받침하십시오. 이 사건에서는 상담 예약 알림 화면 한 장이 취하의 경위를 보여 주는 소명자료가 되었습니다.
  5. 첫 사건에서 받은 보정 요구는 재신청에서 처음부터 갖추십시오. 같은 법원은 같은 자료를 다시 요구합니다.

의뢰인이 한 달 사이에 두 번 개인회생을 신청하게 된 것은 더 나은 길을 찾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 사정을 서류로만 압니다. 취하와 재신청 사이에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설명하는 것이 재신청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즉시상담 카톡 1:1문의 상담예약
상담
신청
카톡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