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5일, 울산지방법원은 한 줄짜리 주문으로 의뢰인의 첫 번째 개인회생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사건 개인회생절차를 폐지한다." 그 사건의 변제계획안에 적힌 월 변제금은 171만 원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전, 의뢰인은 직접 세워 4년 동안 꾸려 온 회사의 문을 닫았습니다. 사무실에 남은 집기는 재활용센터조차 가져가려 하지 않아 폐기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4월, 같은 법원은 같은 사람에 대하여 "개인회생절차를 개시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두 번째 사건의 월 변제금은 53만 원이었습니다.
빚의 규모는 두 사건 모두 원금 약 1억 4천만 원으로 거의 같았습니다. 달라진 것은 소득이 어디에서 나오는가였습니다. 본 법무사가 두 사건을 모두 대리하면서 확인한 재신청의 요점을, 실제 법원 서류와 함께 정리합니다.

첫 번째 사건의 폐지결정(2022. 10. 15.). 채무자 스스로 취하서를 낸 뒤, 법원은 법 제620조 제1항에 따라 절차를 폐지했습니다.
첫 번째 신청 — 서류에는 있었으나 통장에는 없던 월급 350만 원
의뢰인은 2018년 작은 법인을 세워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2021년 12월 첫 번째 개인회생을 신청할 당시, 회사에서 받는 대표이사 급여로 매월 350만 원을 신고했습니다. 여기서 1인 가구 생계비 179만 원을 빼면 월 171만 원이 남았고, 이 금액이 그대로 월 변제금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신고된 급여와 실제로 받은 급여가 달랐다는 점입니다. 회사는 2020년경부터 사실상 매출이 없었고, 매출이 없으니 대표이사의 급여도 실제로는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장부상 급여를 기준으로 짠 변제계획은 처음부터 지킬 수 없는 계획이었습니다.
2022년 5월, 본 법무사는 법원에 변제 시작 시기를 늦춰 달라는 보정서를 제출했습니다. "현재 2개월째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문장이 그 보정서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첫 번째 사건의 보정서(2022. 5.). 월 171만 원, 36회, 총 6,156만 원의 변제계획을 유지한 채 시작 시기만 4개월 늦추는 내용입니다.
취하와 폐지 — 절차를 스스로 멈춘 이유
유예로 시간을 벌었지만 회사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2022년 8월 9일 회사는 폐업했고, 의뢰인은 사흘 뒤인 8월 12일 고용센터의 알선으로 한 재생원료 업체에 생산직으로 취업했습니다.
새 직장의 급여로는 월 171만 원을 낼 수 없었습니다. 변제계획안의 소득 자체가 사라진 이상, 같은 사건 안에서 숫자만 고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과 상의한 끝에 2022년 10월 12일 취하서를 제출했고, 법원은 사흘 뒤 위 폐지결정을 내렸습니다.
폐지결정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채무자가 취하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채무자가 제출한 변제계획안을 인가할 수 없고, 이에 따라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 제620조 제1항에 따라 절차를 폐지한다는 것입니다.
재신청에서 법원이 가장 먼저 요구한 것
폐지결정 직후 다시 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접수 며칠 만에 법원이 보낸 보정권고의 첫 항목은 새 사건의 내용이 아니라 앞선 사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재신청 사건의 보정권고(2022. 11. 3.). 첫 항목에서 종전 사건의 자료, 폐지 사유, 사정변경을 함께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요구한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 종전 사건에서 최종 제출한 서류 일체 —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 및 지출에 관한 목록, 변제계획안, 진술서, 폐지결정문과 취하서
- 기각·폐지·취하의 이유에 대한 설명과 소명
- 변제수행가능성, 그리고 폐지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사정변경)에 대한 소명 — 보정권고는 그 근거로 법 제589조 제2항 제6호를 들고 있습니다.
같은 보정권고는 새 직장에 대해서도 매우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취업 경위, 고용주와 채무자 사이의 관계, 담당 업무와 근무시간, 급여 산정 방법, 근무현황 사진 5장, 6개월 이후의 소득과 계속 고용 여부가 기재된 사업주 확인서, 그리고 급여를 현금으로 받는다면 앞으로 3개월간 모든 급여를 본인 계좌로 받으라는 요구까지 있었습니다.
첫 사건에서 장부상 급여와 실제 수령액이 달랐던 사람이 다시 신청했으니, 법원으로서는 이번 소득이 실제로 지급되는 것인지부터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재신청은 같은 결과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정권고에는 기한 내에 보정하지 않으면 법 제595조 제7호에 따라 개시신청이 기각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보정서에 담은 답변
2022년 11월 29일 제출한 보정서에서 본 법무사는 다음 사실을 서류와 함께 밝혔습니다.
- 폐지의 원인: 첫 사건 당시 대표이사 급여로 월 350만 원을 신고하여 월 변제금이 171만 원으로 정해졌으나, 회사는 2020년경부터 매출이 없었고 그 급여도 실제로 지급받지 못하여 변제금을 낼 수 없었다는 점
- 달라진 사정: 현재는 고용센터 알선으로 취업한 회사에서 급여를 실제로 지급받고 있으므로 변제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 고용주와는 사적 관계가 없는 순수한 근로관계라는 점
- 폐업한 회사의 재산: 회사는 자본이 잠식된 상태로 폐업하여 청산가치에 넣을 몫이 남아 있지 않고,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553만 6천 원은 밀린 월세를 공제하고 나니 잔액이 0원이었다는 점(보증금 잔액 확인서와 사무실 내부 사진 첨부)
- 추가 자료: 1년간의 모든 계좌 거래내역,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음을 소명하는 자료, 신용회복위원회 신용교육 수료확인서
첫 번째 신청과 재신청, 무엇이 달라졌나
| 구분 | 첫 번째 신청 (2021. 12.) | 재신청 (폐지 직후) |
|---|---|---|
| 소득의 근거 | 직접 세운 법인의 대표이사 급여(신고액) | 고용센터 알선으로 취업한 회사의 근로 급여 |
| 월 소득 | 350만 원 (실제로는 미지급) | 260만 원 (실제 수령, 이직 후) |
| 인정 생계비 | 179만 원 (1인) | 207만 원 (2인, 자녀 양육비 반영) |
| 월 변제금 | 171만 원 | 53만 원 |
| 변제기간·총 변제액 | 36개월 · 6,156만 원 | 36개월 · 1,908만 원 |
| 결과 | 취하 → 폐지결정 (2022. 10. 15.) | 개시결정 (2023. 4. 3.) |
숫자만 보면 재신청 쪽이 채권자에게 훨씬 불리해 보입니다. 그러나 지킬 수 없는 171만 원보다 실제로 낼 수 있는 53만 원이 채권자에게도 나은 계획입니다. 첫 사건의 171만 원 계획은 끝내 이행되지 못한 채 폐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재신청에서 법원이 확인하려 한 것도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그 금액이 정말로 매달 들어올 수 있는가였습니다.
재신청 이후에도 계속된 보정 — 이직과 세금
재신청 사건도 개시결정까지 5개월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두 가지가 바뀌었습니다.
첫째, 의뢰인이 2023년 1월 알루미늄 제조업체로 이직하면서 월급이 26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처음 보정권고에서 정해진 월 적립금은 40만 원이었지만, 본 법무사는 늘어난 소득을 숨기지 않고 수입 목록과 변제계획안을 다시 작성하여 월 변제금을 53만 원으로 올려 제출했습니다. 재신청 사건에서 소득 증가를 스스로 반영하는 것은, 첫 사건에서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둘째, 폐업한 회사와 관련하여 2022년 2기분 부가가치세 655만 8,430원이 의뢰인 앞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조세채권은 일반의 우선권 있는 개인회생채권이므로 다른 채권보다 먼저 갚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변제계획상 처음 12회분의 변제금은 전부 세금에 먼저 들어가고, 금융기관 채권자들은 그다음부터 변제를 받게 되었습니다. 법원의 보정명령에 따라 국세체납사실증명을 발급받아 금액을 정확히 맞춘 뒤, 2023년 3월 26일 마지막 보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재신청 사건의 개시결정(2023. 4. 3.). 첫 사건 폐지 후 약 5개월 반 만입니다.
폐지된 사건을 다시 신청하려는 분께
폐지나 취하의 이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재신청이 금지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재신청 사건을 처음 사건과 같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확인된 실무상 요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앞선 사건의 서류를 버리지 마십시오. 법원은 종전 사건에서 최종 제출한 채권자목록·재산목록·변제계획안·진술서와 폐지결정문까지 모두 요구합니다.
- 폐지된 이유를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형편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무엇이 어떻게 어긋났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신고한 급여를 실제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 그 답이었습니다.
-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서류로 증명해야 합니다. 같은 소득, 같은 생활에서 같은 계획을 다시 내면 결과도 같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새 직장의 취업 경위, 급여 입금 내역, 고용주와의 관계가 그 증명이었습니다.
- 소득은 장부가 아니라 통장을 기준으로 잡으십시오. 특히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급여를 받는 형태라면, 실제 입금되는 금액을 기준으로 변제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 신청 직후부터 적립금을 빠짐없이 내십시오. 이 사건의 보정권고에도 3개월 이상 적립금을 내지 않으면 절차가 폐지된다는 경고가 적혀 있었습니다. 재신청 사건에서 적립금 납부 기록은 변제수행가능성을 보여 주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입니다.
첫 사건이 폐지된 원인은 개인회생 제도 자체가 아니라 계획의 출발점, 곧 실제로 받지 못하는 급여를 소득으로 잡은 데 있었습니다. 폐지된 사건을 다시 신청할 때는 앞 사건에서 무엇이 어긋났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