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살고 있습니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집에서 바로 나가야 할까요?
개인회생을 진행해 빚을 정리하고 싶어도 당장 살 곳이 없어진다면 망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세자금대출을 채권자목록에 넣었다고 해서 곧바로 전세계약이 해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도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고 해서 금융권에서 전세를 해지한 후 대출금 상환을 종용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다만 두 가지는 분명히 알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임대차보증금에 질권이 설정되어 있는지에 따라 절차가 완전히 달라지고, 계약 연장은 어렵다고 보셔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세자금대출이 개인회생 절차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실제로 법원이 무엇을 확인하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전세자금대출의 세 당사자
전세자금 대출은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당사자가 3명 입니다. 돈을 빌려준 은행 외에 보증기관이 하나 더 끼어 있는 구조입니다.
| 당사자 | 역할 |
| 은행 | 대출을 실행한 금융사. 채권자목록에 처음 올라가는 곳입니다 |
| 보증기관 |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사고가 나면 은행에 대신 갚고 채무자에게 구상합니다 |
| 임차인(채무자) |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낸 본인 |
그래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채권자가 바뀝니다. 처음에는 은행이었다가 나중에는 보증기관이 됩니다. 이 흐름을 모르면 중간에 낯선 곳에서 연락이 올 때 당황하시게 됩니다.
전세자금 대출을 채권자목록에 넣으면 무슨 일이 생기나
개인회생 진행과 별개로 아래와 같은 일들이 일어 납니다.
| 순서 | 일어나는 일 |
| 1 | 금융사를 채권자목록에 기재합니다 |
| 2 | 금융사는 이를 사고건으로 처리해 보증기관에 보험금을 청구합니다 |
| 3 | 보증기관이 대위변제한 뒤 채무자에게 질권설정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 4 | 다만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실 만으로 전세계약을 파기하지는 않고, 파기할 수도 없습니다. |
세 번째 단계가 실제로 마찰이 생기는 지점인데요. 대위변제를 한 보증기관이 담보를 확보하려고 임대차보증금에 질권을 설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며, 해주더라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질권이 설정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임대차보증금에 질권이 걸려 있는지 여부에 따라 개인회생 서류 중 채권자목록과 재산목록을 다르게 작성해야 합니다.
| 상황 | 채권자목록 기재 | 청산가치 |
| 질권 설정 있음 | 별제권부 채권자로 기재 (일반 개인회생채권으로 적으면 안 됩니다) | 질권으로 담보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보증금으로 청산가치 산정 |
| 질권 설정 없음 | 일반 개인회생채권 | 임차보증금 전액을 청산가치에 반영 |
질권이 없으면 보증금 전액이 청산가치로 산정되는데요. 개인회생은 파산했을 때 채권자가 배당받을 금액보다 적게 변제하는 계획은 인가받을 수 없습니다. 보증금이 크면 그만큼 매달 갚아야 할 돈이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볼께요.
전세금이 1억 원이며, 전세자금 대출은 8천만 원입니다. 그런데 전세금에 질권 설정을 하지 않았다면 1억 원 중 소액보증금 2,800만 원(울산광역시 기준)을 제외한 나머지 7,200만 원이 청산가치로 산정됩니다. 이 경우 36개월 기준으로 변제계획안을 작성한다면 매월 변제금은 최소 200만 원이 됩니다. 전세금으로 인해 월 변제금이 엄청나게 증액되는 경우입니다.
법원은 이렇게 확인합니다
법원은 임차보증금에 대해 의문이 있을 경우 아래와 같이 보정명령을 내립니다.
임차보증금에 대한 질권 또는 양도담보설정계약서를 제출하고 별제권부 내역에 기재하고, 질권설정이 없다면 임차보증금 전액을 청산가치에 반영하기 바랍니다. (…) 채권번호 10, 11번 채권에 질권이 설정되었다면 이를 삭제하거나 별제권으로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법원이 묻는 것은 결국 "질권설정계약서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계약서가 있으면 별제권으로 정리하고, 없으면 보증금 전액을 청산가치로 산정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청 단계에서 은행이나 보증기관에 질권설정 여부를 미리 확인한 다음 부속서류들을 작성해야 합니다. 대출 약정서에 질권설정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제로 설정 절차가 이루어졌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보증금 잔액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체된 차임이 있으면 그만큼 공제되므로, 임대인에게 보증금 잔액 확인서를 받거나 법원을 통해 사실조회를 신청해 정확한 금액을 확정해야 합니다.
임대차기간 종료 시 계약 연장은?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전세계약이 당장 파기되지는 않지만, 보증금에 질권이 설정된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을 연장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개인회생을 준비하실 때는 계약 만료일을 함께 놓고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 만료가 많이 남았다면 그 기간 동안 절차를 진행하고 변제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 만료가 가깝다면 이사 계획과 보증금 회수 일정을 미리 짜 두셔야 합니다
- 보증금을 돌려받게 되면 그 돈의 사용처를 소명해야 합니다. 함부로 쓰시면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질권설정계약이 없다면 계약을 연장하고 계속해 거주할 수 있습니다. 질권설정계약이 있는 경우와 다릅니다.
정리하며
- 전세자금대출을 채권자목록에 넣었다고 전세계약이 곧바로 파기되지는 않습니다.
- 절차 중에 채권자가 은행에서 보증기관으로 바뀝니다. 낯선 곳의 연락에 놀라지 마십시오.
- 질권이 설정되어 있으면 별제권부 채권자로 기재합니다(채무자회생법 제586조).
- 질권이 없으면 임차보증금 전액이 청산가치에 반영됩니다. 매달 갚을 금액이 올라갑니다.
- 계약 연장은 어렵습니다. 만료일을 놓고 계획을 세우십시오.
전세자금대출이 있다는 이유로 개인회생을 포기하실 일은 아닙니다. 다만 보증금이 절차에서 어떻게 취급되는지에 따라 변제금이 크게 달라지므로, 신청 전에 질권설정 여부와 보증금 잔액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판단이 서지 않으시면 임대차계약서와 대출 약정서를 가지고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