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칼럼 2026. 07. 23 |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개인회생 채권자 이의신청, 이의만 해서는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법원이 개시결정을 하고, 그다음 채권자들이 채권자목록을 보고 따질 수 있는 기간이 열립니다.


그때 채권자가 내는 서류가 이의신청서입니다.


실제로 처리한 사건 하나를 예로 들겠습니다.


경남에서 작은 제조업 공장을 하시던 60대 여성 분입니다. 채무가 10억을 넘었고, 그중 상당액이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채권자에게 진 빚이었습니다. 작년 12월에 신청해서 2026년 3월 11일에 개시결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11일 뒤, 채권자 한 사람이 이의신청서를 냈습니다. 개인채권자였습니다. 15년 전에 부도난 어음 때문에 소송을 걸어 이긴 사람이고, 이 공장에 경매를 넣어둔 당사자이기도 했습니다.


개인회생 신청과 동시에 받아둔 중지명령으로 그 경매가 멈춘 상태였으니, 이 절차가 잘 굴러가는 게 반가울 리 없는 채권자였습니다.


이의신청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는데요.


4월 30일에 '이의신청사유(2)', 5월 4일에 '이의신청사유(3)'이 이어서 들어왔습니다. 분량은 합쳐서 수십 페이지였습니다.


채권자가 든 이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정리하면 이랬습니다.

  1. 채권액이 틀렸다. 채무자가 나에게 갚아야 할 돈은 채권자목록에 적힌 것보다 훨씬 많다. 부부 합쳐 약 1억 3,400만 원이다.
  2. 재산을 숨겼다. 아들 명의로 되어 있는 아파트가 사실상 채무자 재산이다. 남편이 상속재산을 동생에게 넘긴 것도 재산 빼돌리기다.
  3. 다른 채권자들 채권도 못 믿겠다. 개인채권자 네 명의 채권 내용이 의심스럽다.

세 가지가 성격이 전부 다릅니다. 그래서 답변도 세 가지 방식으로 달라지므로 답변서 작성이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첫 번째 — 판결 주문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채권자는 자신이 채무자에 대해 갖고 있는 채권이 약 1억 3,400만 원이라는 주장을 했는데요.


채권자가 주장하는 내역을 하나씩 뜯어보니 아래와 같았습니다.

근거채무자금액
판결 A배우자 + 본인약 4,400만 원
판결 B배우자 + 본인약 4,000만 원
공정증서 C배우자 단독약 5,000만 원
판결 D배우자 단독약 5,000만 원
공정증서 E배우자 단독약 6,000만 원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채무자 본인에 대한 확정판결이 있는 채권은 위의 판결 A B 두 건뿐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배우자 단독 채무이거나 확정판결이 없는 채권입니다.


채권자는 부부를 한 덩어리로 묶어서 계산한 것이고, 개인회생은 신청한 사람 하나만 놓고 채권 채무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배우자 채무를 채무자 본인 채권자목록에 넣지 않았다고 이의신청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답변서에는 판결 주문을 그대로 옮겨 적었습니다.

"원고에게, 피고들은 각자 4,378만 원, 피고 ○○○은(배우자) 1,980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 지급하라."

주문에 이렇게 적혀 있으면 더 볼 것이 없습니다. 앞의 금액은 두 사람이 함께 지는 돈이고, 뒤의 금액은 배우자 한 사람이 지는 돈입니다.


채권자목록에 적힌 원금은 앞의 금액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확정판결이 있는 채권은 기판력이 있습니다. 채권자가 판결에서 인정된 금액을 넘는 돈을 주장하려면 별도의 근거를 들고 와야 하는데, 이의신청서 어디에도 그런 근거는 없었습니다.


여기서 하나 덧붙이면, 이 사건은 오히려 처음에 채권액을 더 많이 적었던 사건입니다.


신청 당시 착오로 배우자 단독 채무 1,980만 원이 함께 들어가 있었고, 신청 후 보정서 제출할 때 그걸 빼면서 정정했습니다. 채무자가 금액을 줄이려고 장난친 게 아니라, 잘못 적힌 걸 바로잡은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 '남편 사건'과 '내 사건'의 경계

재산은닉 주장은 조금 더 손이 갔습니다. 채권자가 등기부까지 떼어 붙여서 이런 흐름을 그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시어머니가 갖고 있던 아파트 → 상속으로 시동생에게 → 다시 채무자의 아들에게 매매. 그러니 이건 실질적으로 채무자 재산이다. 즉 시어머니가 사망했을 당시 채무자의 배우자와 시동생 등 형제들이 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답변은 두 갈래로 썼습니다.


첫째, 등기부에 채무자 이름이 없습니다. 현재 소유자는 아들이고, 출발점은 시어머니였습니다. 채무자는 이 부동산에 등기상 아무 권리를 가진 적이 없습니다. 개인회생에서 채무자는 자기 재산을 재산목록에 적으면 되는 것이지, 남의 명의로 된 부동산을 자기 것으로 적을 의무가 없습니다. 명의신탁이라고 주장하려면 채권자가 그걸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둘째, 설령 그 흐름에 문제가 있다 해도 이 사건에서 다툴 일이 아닙니다. 채권자가 문제 삼은 상속재산 협의분할은 배우자와 그 가족 사이의 일입니다. 그게 사해행위라고 보신다면, 배우자에 대한 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는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하시면 됩니다. 채무자 본인의 개인회생절차는 본인의 재산과 소득으로 변제계획을 짜는 절차이지, 남편의 재산 처분을 심판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채권자는 채무자의 주민등록 주소지도 걸고 넘어졌습니다. 친정이 있는 지역에 상속받은 부동산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습니다.


이건 사실관계로 답했습니다. 채무자의 아버지는 15년쯤 전에 돌아가셨고, 그전 2008년경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갖고 있던 부동산이 전부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채무자의 동생이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다시 사들여 두 분을 계속 살게 해드렸고, 그 집이 채무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입니다.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부동산은 없습니다.


이런 건 법리로 받으면 지저분해집니다. 그냥 있었던 일을 순서대로 적는 게 제일 깔끔합니다.


세 번째 — 여기서 승부가 갈렸습니다

채권자는 다른 개인채권자 네 명의 채권도 못 믿겠다고 했습니다.


이 주장 자체는 이유가 없지 않습니다. 다른 채권자의 채권액이 줄면 자기가 받는 배당 비율이 올라가니까, 이의를 제기할 실익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도 답변서에 그 점은 인정한다고 적었습니다.


문제는 방법이었습니다.


개인회생에서 다른 채권자의 채권을 다투려면, 이의신청서를 내는 것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의기간 안에 별도로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해야 합니다. 이의신청은 "나는 이게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 표명이고, 그 채권을 실제로 깎으려면 재판을 걸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이의기간은 5월에 한 차례 연장돼서 7월 3일까지였습니다. 넉넉했습니다.


그런데 채권자는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7월 3일이 지나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03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채권자목록에 적힌 대로 채권이 확정됐습니다. 수백 페이지짜리 이의신청서는 효력이 없어졌습니다.


답변서에는 이 한 문단을 넣었습니다.

이의기간 내에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해야 함에도 이를 신청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03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채권자목록의 기재대로 채권이 확정되었습니다. 따라서 채권자의 이의신청은 효력이 없습니다.

넉 달을 끌어온 다툼이 이 한 문단으로 정리됐습니다. 분량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답변서를 쓸 때 지키는 것

이런 답변서를 쓸 때 제가 지키는 원칙이 몇 개 있습니다.


감정을 안 씁니다. 채권자가 "재산을 빼돌렸다"고 쓰면 억울해서 반박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감정을 쓰면 재판부가 읽어야 할 분량만 늘어납니다. 사실과 근거만 적습니다.


주장마다 번호를 붙여서 하나씩 답합니다. 상대가 세 가지를 주장했으면 답변도 세 개입니다. 하나라도 답이 빠지면 그 부분은 인정한 것처럼 읽힙니다.


서류로 답할 수 있는 건 서류로 답합니다. 금액 다툼은 판결 주문, 소유관계 다툼은 등기부.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원본을 붙이는 게 훨씬 셉니다.


절차 문제를 먼저 봅니다. 이 사건이 그랬습니다. 내용을 아무리 잘 반박해도, 절차상 그 이의가 효력이 없다면 그게 제일 짧은 답입니다. 상대 주장에 끌려들어가기 전에 절차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의신청서를 받으셨다면

개인회생 중에 채권자가 이의신청을 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개인채권자, 그중에서도 이미 소송을 해서 판결을 받아놓은 채권자, 경매를 넣어둔 채권자일수록 그렇습니다. 개인회생이 진행되면 자기가 제일 손해 보는 위치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받으셨다면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1. 분량에 놀라지 마십시오. 페이지 수와 주장의 힘은 관계가 없습니다.
  2. 주장을 항목별로 쯪개 보십시오. 채권액 다툼인지, 재산 다툼인지, 다른 채권자에 대한 것인지에 따라 대응이 다릅니다.
  3. 확정판결이 있는 채권이면 주문을 확인하십시오. 부부가 함께 피고였던 사건이면 누가 얼마를 부담하는지가 주문에 갈려 있습니다.
  4. 이의기간과 채권조사확정재판 신청 여부를 확인하십시오. 상대가 이의만 하고 재판을 걸지 않았다면, 기간이 지나는 순간 정리됩니다.
  5. 기일을 챙기십시오. 이의기간은 연장되기도 합니다. 이 사건도 한 번 연장됐습니다.

반대로 채권자 입장에서 개인회생 채권에 이의를 하실 생각이라면, 순서는 반대입니다. 이의신청서를 아무리 두껍게 써도 이의기간 안에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지 않으면 그걸로 끝납니다. 이 사건의 채권자는 그 한 가지를 놓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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