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칼럼 2026. 07. 11 |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개인파산 신청이 기각된 뒤 다시 신청하려면

개인파산을 신청했다가 기각 결정을 받게 되면, 이제 언제 다시 어떻게 신청해야 할 지 궁금해 합니다.


결정문에 적힌 '기각'이라는 단어가 마치 법원이 파산을 "절대" 허락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각의 이유가 무엇이냐에 따라 사정은 크게 달라지는데요.


비용을 내지 못했거나 보정에 응하지 못해 기각된 경우라면, 그 사유를 해소하고 다시 신청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면책불허가나 절차 폐지로 끝난 경우에는 재신청의 문턱이 훨씬 높아집니다.


실제 사건을 통해 그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개인파산이 중도에 끝나는 세 가지 경우

개인파산은 파산선고와 면책이라는 두 단계를 거칩니다. 그런데 절차가 끝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멈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1. 파산선고 전에 신청이 기각되는 경우입니다. 채무자회생법은 신청인이 절차 비용을 미리 납부하지 않은 때, 그 밖에 신청이 성실하지 않은 때 등을 기각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제309조 제1항). 파산신청이 기각되면 함께 낸 면책신청도 기각됩니다(제559조 제1항).
  2. 파산선고는 되었으나 면책이 허가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재산을 숨기거나, 낭비나 사행행위로 빚을 늘렸거나, 법원과 파산관재인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면책불허가 결정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제564조 제1항).
  3. 절차 진행 중에 파산 절차가 폐지되는 경우입니다. 관재인이 요구하는 자료를 내지 않거나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면책을 받지 못한 채 절차가 끝날 수 있습니다.
구분신청 기각(비용 미납 등)면책불허가,폐지
의미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심리에 들어가기 전 종료심리 결과 면책을 줄 수 없다고 판단
다시 신청할 때기각 사유를 해소하면 재신청 가능불허가 사유가 해소되었는지 엄격히 심사
법원이 보는 점이번에는 비용 납부와 보정에 성실히 응할 수 있는지재산 은닉·불성실 등 이전 문제의 재발 여부


실제 사건 — 예납금 미납으로 기각된 뒤의 재신청

본 법무사가 진행한 사건 가운데 첫 신청이 기각되었다가 다시 신청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2018년부터 울산에서 남편과 함께 가구점을 운영하였으나,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줄면서 거래처 대금과 대출금이 쌓였고 결국 2022년 8월 가게를 폐업하였습니다. 채무는 은행, 카드사, 신용보증기관, 거래처를 합해 3억 원이 넘었고, 채권자 여러 곳에서 이미 가압류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폐업 직전인 2022년 6월 개인파산을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이 8월 말 보정과 예납금 납부를 명하였을 때, 의뢰인은 개인회생으로 방향을 바꿀지 고민하던 중이었고 거처도 다른 지역으로 옮긴 상태였습니다. 결국 정해진 기간 안에 예납금을 내지 못했고, 법원은 2022년 12월 파산 및 면책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첫 신청 사건의 기각 결정문 — 보정 및 예납금 납부 결정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산과 면책 신청이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 첫 신청 사건의 기각 결정문 — 보정 및 예납금 납부 결정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산과 면책 신청이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그 뒤 의뢰인의 형편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남편이 일하던 직장에서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친정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그 과정에서 이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3월, 본 법무사는 의뢰인과 다시 개인파산을 신청하였습니다. 재신청에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과거 기각 사실을 숨기지 않고 정확히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개인파산 진술서에는 과거에 파산신청을 했다가 취하하거나 기각당한 경험을 적는 항목이 있습니다. 의뢰인의 진술서에는 이전 사건번호와 함께 "파산선고 전 기각(법원보관금 미납)"이라고 그 사유를 그대로 적었습니다.


재신청 사건의 진술서 — 과거 파산신청이 법원보관금 미납으로 기각되었던 사실을 그대로 밝혔습니다.

▲ 재신청 사건의 진술서 — 과거 파산신청이 법원보관금 미납으로 기각되었던 사실을 그대로 밝혔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번에는 비용과 보정에 끝까지 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신청 한 달 만에 법원보관금을 납부하였고, 이후 법원이 일부 채권자의 주소를 보정하라고 요구하자 법인등기사항증명서와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아 주소보정서를 차례로 제출하였습니다.


첫 신청이 멈췄던 바로 그 지점을 이번에는 넘어선 것입니다.


재신청 전에 확인할 사항

  1. 기각 결정문의 '이유'를 먼저 읽습니다. 비용 미납인지, 보정 불응인지, 신청 자격의 문제인지에 따라 재신청 준비가 달라지며 면책결정을 받아낼 수 있을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니다.
  2. 진술서에 과거 신청 이력을 빠짐없이 적습니다. 법원은 사건 검색으로 이전 신청을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력을 숨기면 신청이 성실하지 않다는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예납금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신청합니다. 법원이 정한 기간 안에 비용을 내지 못하면 같은 이유로 다시 기각될 수 있습니다. 기간 안에 납부가 어렵다면 기간이 지나기 전에 법원에 사정을 밝히고 연장을 요청해야 합니다. 이는 환가 대금이 얼마가 될 지 예측한 다음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과 동일한 내용입니다.
  4.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중 무엇이 맞는지 다시 판단합니다. 첫 신청 이후 소득이나 가족 사정이 바뀌었다면 절차 선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재신청 직전에 개인회생으로 전환할지를 다시 검토한 뒤 개인파산으로 정하였습니다.
  5. 개인파산 면책을 받은 적이 있다면 7년 제한을 확인합니다. 이전에 면책을 받았다면 그로부터 7년 안에는 다시 면책을 받을 수 없습니다(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4호). 다만 기각으로 끝난 경우는 면책을 받은 것이 아니므로 이 제한과 관계가 없습니다.

맺음말

개인파산의 기각 결정은 끝이 아니라 멈춘 지점을 알려 주는 표시인 경우가 많습니다. 비용을 내지 못했거나 보정에 응하지 못해 멈췄다면, 그 지점을 넘을 준비를 갖추고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다만 재신청은 첫 신청보다 법원이 더 꼼꼼히 들여다본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이전 사건의 결정문부터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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