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칼럼 2026. 06. 22 |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부부가 같은 날 신청한 개인회생

2023년 4월 24일자로 작성된 변제계획안 두 장이 본 법무사의 책상 위에 나란히 놓였습니다. 한 장에는 매월 235만 원씩 60개월, 다른 한 장에는 매월 67만 5천 원씩 60개월이 적혀 있었습니다. 두 계획안의 주소는 같은 아파트, 같은 호수였습니다.


남편은 의료기관 행정직으로 30년 넘게 일해 온 사람이었습니다. 아내는 오랫동안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신청 40일 전, 자전거 매장의 판매사원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날 각자의 이름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그 뒤 두 사건은 전혀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한 집, 두 사건의 진행 경과 — 남편 사건과 아내 사건의 주요 일정

두 사건의 진행 경과. 같은 날 시작한 두 사건은 채권자집회까지 같은 날 열렸지만, 그 뒤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부부라도 개인회생은 각자 신청합니다

개인회생은 채무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절차입니다. 부부가 함께 빚을 졌더라도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신청할 수는 없고, 각자 자기 이름으로 신청서를 내야 합니다. 이 부부의 사건도 사건번호가 따로 매겨진 별개의 두 사건이었습니다.


다만 같은 날 함께 접수하면 법원은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봅니다. 이 부부는 각자의 신청서에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 자료를 함께 첨부했고, 두 사건은 같은 재판부에 배당되었습니다. 뒤에서 보듯 채권자집회도 같은 날, 같은 시각, 같은 법정에서 열렸습니다.

같은 날 작성한 남편과 아내의 변제계획안 — 남편 월수입 620만 원·생계비 385만 원·가용소득 235만 원, 아내 월수입 190만 원·생계비 122만 5천 원·가용소득 67만 5천 원

같은 날 작성한 두 변제계획안. 소득과 생계비, 부양가족 수가 각각 따로 산정됩니다.

구분남편아내
직업의료기관 행정직 (30년 이상)판매사원 (신청 40일 전 취업)
월 소득620만 원190만 원
생계비 · 가구385만 원 · 2인122만 5천 원 · 1인
월 변제금 × 횟수235만 원 × 60회67만 5천 원 × 60회
채무 원금약 2억 3천만 원약 6,700만 원
빚이 생긴 사정코인 투자생활비 부족

아내의 사건 — 신청을 위해 시작한 일

아내의 진술서에는 경력이 단 한 줄뿐이었습니다. 2023년 3월 15일부터 판매사원. 그 아래에 본 법무사는 그 이전의 경력이 없는 이유를 그대로 적었습니다. 전업주부였으나 배우자의 채무로 생활비가 부족해졌고, 개인회생 신청을 위해 취업한 경우라는 설명입니다.

아내의 진술서 — 2023. 3. 15.부터 판매사원으로 근무, 전업주부였으나 생활비 부족 등으로 개인회생 신청을 위해 취업

아내의 진술서. 소득이 없던 사람이 신청 직전에 취업한 경우, 그 사정을 숨기지 않고 밝혀야 합니다.

개인회생은 매달 일정한 소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소득이 없던 배우자가 신청을 앞두고 일을 시작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취업한 지 한두 달 된 급여로 5년짜리 변제계획을 세우는 만큼, 법원은 그 급여가 실제로 매달 들어오는지를 확인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급여 입금 내역을 제출했습니다.

급여 입금 내역 — 2023. 5. 31. 일반입금 1,900,000원

보정서에 첨부한 급여 입금 화면. 신고한 월 190만 원이 실제로 입금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남편의 사건 — 최근 대출의 사용처를 밝히라는 보정권고

남편의 사건에서는 접수 나흘 만에 보정권고가 나왔습니다. 첫 항목은 신청 직전에 받은 대출 8건의 사용처를 도표로 정리하고 금융거래자료로 소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보정권고는 소명하지 못하는 차용금은 재산목록과 청산가치에 반영하라고 분명히 적고 있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보정권고(2023. 4. 28.) — 채권번호 7~14번 채권의 대여금 사용처를 도표로 정리하고, 명확한 소명자료가 없는 차용금은 재산목록 및 청산가치에 반영할 것

남편 사건의 보정권고. 사용처를 밝히지 못한 대출금은 채무자가 아직 가지고 있는 재산처럼 취급됩니다.

남편의 빚은 코인 투자에서 생긴 것이었습니다. 2023년 5월 3일 제출한 보정서에서 소명할 수 있었던 금액은 두 건, 약 3,438만 원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대출금 1억 1,988만 원은 사용처를 소명하지 못한 금액으로서 그대로 청산가치에 반영했습니다.


청산가치가 커지면 변제 총액도 그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청산가치 보장). 이 사건에서 36개월로 계산한 변제금의 현재가치는 1억 5,379만 원이었고, 남편은 이 현재가치를 보장하는 범위에서 변제기간을 60개월로 늘리는 계획을 택했습니다.

한 가족을 두 사건에 나누어 적을 때

부부가 따로 신청하면 부양가족을 누구의 사건에 넣을지가 문제 됩니다. 같은 가족을 두 사건에 모두 부양가족으로 넣으면 생계비가 이중으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 아내는 1인 가구로 신청했습니다. 남편은 처음에 자녀와 부친을 부양가족으로 넣어 2인 가구 생계비를 적었으나, 5월 3일 보정에서 부양가족 부분을 삭제하고 주거비만 추가 생계비로 남겼습니다.


그 뒤 11월 29일 보정서에서 본 법무사는 부친에 관한 사정을 다시 소명했습니다. 부친이 2007년 울산으로 와 채무자의 집 길 건너편 월세집에 살기 시작한 뒤로, 다른 형제들을 대신해 채무자가 실질적으로 부양해 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부친을 2분의 1의 부양가족(1.5인)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주거비 추가 생계비는 삭제했습니다.

채권자의 이의 — "1인 가구에 생계비가 과도하다"

개시결정 엿새 뒤인 9월 21일, 한 캐피탈 회사가 이의신청서를 냈습니다. 1인 가구의 생계비 기준은 월 124만 6,735원인데 333만 원으로 과도하게 책정되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채권자의 이의신청서(2023. 9. 21. 접수) — 1인 가구이나 과도한 생계비(3,330,000원/월) 책정에 대한 이의

채권자의 이의신청서. 채권자는 생계비가 과도하다고 보이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본 법무사는 답변서에서 이 생계비가 36개월 변제금의 현재가치를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 변제기간을 60개월로 늘리면서 정해진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원천징수영수증의 연봉에 비해 실제로 매달 받는 금액이 적어, 36개월로는 변제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사정도 함께 밝혔습니다.


그리고 12월 1일, 남편은 스스로 변제금을 올렸습니다. 현재가치를 보장하는 월 가용소득은 287만 원이었지만, 채권자들의 이익을 위해 10만 원을 더한 297만 원으로 변제계획안을 고쳐 냈습니다.

같은 날 열린 두 사건의 채권자집회

남편의 사건은 2023년 9월 15일, 아내의 사건은 10월 4일 개시결정을 받았습니다. 두 결정문에는 같은 채권자집회 일정이 적혀 있었습니다. 2023년 11월 24일 오후 4시, 제501호 법정. 따로 신청한 두 사건이지만, 부부는 같은 날 같은 법정에서 채권자집회를 치렀습니다.

남편의 개시결정(2023. 9. 15.)과 아내의 개시결정(2023. 10. 4.) — 채권자집회 기일은 모두 2023. 11. 24. 16:00 제501호 법정

두 사건의 개시결정. 개시 날짜는 달랐지만 채권자집회는 같은 날 같은 법정에서 열렸습니다.

밀린 적립금 347만 원

그러나 남편의 사건에서는 곧 적립금이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12월 26일 법원은 미납 적립금 347만 원을 납부하라는 보정명령을 보냈습니다. 납부하지 않으면 변제계획 인가 전에 절차가 폐지될 수 있다는 경고가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법 제620조 제1항 제2호).

울산지방법원 보정명령(2023. 12. 26.) — 미납적립금 3,470,000원(월 변제예정액 2,970,000원)을 납부하고 납부확인서를 제출할 것

남편 사건의 보정명령. 월 297만 원의 적립금 가운데 347만 원이 밀려 있었습니다.

남편은 1월 5일 47만 원을 먼저 낸 뒤, 이후 석 달 동안 매월 297만 원에 100만 원씩을 더 내겠다는 납부계획을 제출했습니다. 사건은 그대로 이어져 변제계획 인가까지 받았습니다.

남편 사건의 폐지, 그리고 재신청

인가 뒤에도 월 297만 원의 변제는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2025년 6월 13일, 남편은 스스로 개인회생절차의 폐지를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나흘 뒤 인가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며 절차를 폐지했습니다(법 제621조 제1항 제2호).

울산지방법원 폐지결정(2025. 6. 17.) — 채무자가 폐지를 신청하여 인가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개인회생절차를 폐지한다

남편 사건의 폐지결정. 채무자 스스로 낸 폐지 신청에 따른 결정입니다.

남편은 그사이 직장을 떠나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폐지결정 보름여 뒤인 2025년 7월 3일, 본 법무사는 달라진 소득으로 개인회생을 다시 신청했습니다. 식당 영업소득 월 299만 원에서 1인 가구 생계비 143만 5천 원을 빼고, 매월 약 154만 원씩 36개월을 갚는 계획이었습니다. 재신청서에는 이전 사건의 자료를 함께 첨부했고, 법원은 2025년 9월 8일 다시 개시결정을 내렸습니다.

구분남편 첫 사건 (2023)아내 사건 (2023)남편 재신청 (2025)
소득급여 월 620만 원급여 월 190만 원식당 영업소득 월 299만 원
생계비2인 → 1인 + 부친 1/2 요청1인 122만 5천 원1인 143만 5천 원
월 변제금235만 원 → 297만 원67만 5천 원약 154만 원
변제기간60개월60개월36개월
주요 쟁점최근 대출 사용처, 생계비 이의, 적립금 미납신청 직전 취업, 급여 입금 증빙이전 사건 자료 제출
결과인가 후 2025. 6. 폐지2023. 10. 개시2025. 9. 다시 개시

부부가 따로 신청할 때 확인할 것

  1. 사건은 둘이지만 자료는 서로 연결됩니다. 각자의 신청서에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 자료를 함께 내야 하고, 법원은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봅니다.
  2. 부양가족은 한 사람의 사건에만 넣으십시오. 같은 가족을 두 사건에 모두 넣으면 생계비가 중복 계산됩니다.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넣으려면 실제로 부양하고 있다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3. 신청 직전에 일을 시작했다면 급여 입금 내역을 준비하십시오. 법원은 짧은 근무 기간의 급여가 실제로 매달 들어오는지를 확인합니다.
  4. 신청 직전 대출은 사용처를 정리해 두십시오. 소명하지 못한 대출금은 청산가치에 들어가고, 그만큼 변제금이 늘어납니다.
  5. 한 사람의 사건은 그 사람의 사건일 뿐입니다. 두 사건은 처음부터 별개의 절차이므로, 한쪽 사건이 폐지되더라도 그 결정이 다른 쪽 사건까지 끝내지는 않습니다.

같은 날 시작한 두 사건이 서로 다른 결과를 맞은 것은, 두 사람의 소득과 빚이 처음부터 달랐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함께 개인회생을 준비할 때는 두 사건을 하나처럼 묶어 생각하기보다, 각자의 사건이 각자의 사정 위에 서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사 여환동 사무소 · 울산 남구 법대로14번길 18 1층 · 010-5410-5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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