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임박한 상황에서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채권 추가를 이유로 절차가 폐지될 위기에 놓였지만,
즉시항고를 통해 이를 뒤집어낸 실제 사례를 소개합니다.
경매 매각기일을 앞두고 시작된 개인회생
채무자 소유 부동산 임의경매 매각기일이 2026년 2월 19일로 코앞에 다가온 상황이었습니다.
가족(배우자 및 자녀 3명)들의 보금자리인 집을 지키기 위해서는 경매를 멈춰야 했고,
그 방법은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과 동시에 경매 중지명령을 받는 것뿐이었습니다.
본 법무사는 2026년 2월 3일,
당시까지 확인된 16개 채권(합계 약 11억 6천만 원)을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여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과 중지명령·금지명령 신청을 함께 접수했습니다.
설 연휴가 끼어 있어 법원이 서류를 검토할 수 있는 영업일은 단 8일에 불과했던 만큼,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만일 법원 담당자가 이 기간동안 휴가라도 몇일 다녀 온다면 그 기간은 더 짧아질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신속한 개시결정

울산지방법원의 통상적인 절차는 개인회생 신청이 있으면 우선 보정명령을 내립니다.
이와 함께 중지명령을 결정을 해주며,
보정서 제출을 검토한 다음 개시결정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데요.
그런데 울산 법원은 위 과정을 모두 생략한채 2026년 2월 9일 개시결정을 내렸습니다.
서류가 완벽히 제출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더 이상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중지명령·금지명령 신청은 기각했습니다.
개시결정이 있으면 진행중이던 경매절차를 정지시킬 수 있기에 별도의 중지명령 신청을 기각하는 것입니다.
빠른 개시결정이 화근이었습니다.
본 법무사는 부채증명서 발급 대행 업체에 부채증명서 발급을 의뢰하면서 채무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추가로 더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그 조사 기간을 기다릴 수 없는 급박한 사정,
즉 경매를 정지시켜야 한다는 사정이 이 사건의 핵심이었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기다리지 않은채 신청서를 접수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청서 접수 2시간 후에 부채증명서 발급 대행 업체를 통해
기존에 몰랐던 금융채권 4건(합계 약 5,100만 원)의 부채증명서를 전달받았습니다.
이젠 제가 선택해야 하며, 그 방법은 2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곧바로 채권자목록을 수정해서 위 채권자들을 추가한 다음 채권자목록과 변제계획안을 새로이 제출하는것입니다.
둘째는, 보정명령과 중지명령을 받은 후 보정서를 작성하면서 채권을 추가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첫번째 방법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집 경매 절차에 대한 중지명령을 받아야 하는데,
보정서를 그 사이에 제출해 버리면 법원은 추가로 서류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중지명령 결정을 제 때에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이에 중지명령을 기다리 던 중 개시결정이 있었고,
개시결정 바로 다음 날인 2월 10일, 이 채권들을 추가하는 보정서와 새 변제계획안을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변제율은 원금의 10.5%에서 9.7%로 소폭 조정되었습니다.
법원의 폐지결정, 그 이유는

그러나 법원은 2026년 2월 25일 예상치 못한 폐지결정을 내립니다.
"채무자가 중지명령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채권을 고의로 누락했다"고 판단하여,
채무자회생법 제620조 제2항 제1호, 제595조 제2호에 근거해 개인회생절차 폐지결정을 한 것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595조 제2호는 채무자가 법정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경우를 개인회생 개시신청의 기각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제620조는 이런 사유가 있을 때 법원이 직권으로 이미 진행 중인 절차도 폐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부채증명서 발급일자가 신청일과 동일하다는 점,
*경매 매각기일이 임박했었다는 점,
*추가된 채권액이 5천만 원 이상으로 적지 않다는 점 등을 근거로 고의적 누락을 의심했습니다.
즉시항고로 뒤집힌 결과

본 대리인은 이 폐지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제기했습니다.
즉시항고 이유는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신청 시점(2026년 2월 3일 13시 51분)까지 확인된 모든 채권자는 이미 목록에 반영했고, 누락된 4건의 부채증명서는 신청서 접수 후 약 2시간이 지난 15시 47분에야 발급대행업체로부터 수령했다는 점
▶통상적으로 개시결정이 이렇게 빠르게 나는 경우가 드물어, 중지명령을 먼저 받은 뒤 채권을 추가해 보정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외로 개시결정이 먼저 내려졌다는 점
▶채권 추가 전후 변제율 차이가 0.8%포인트에 불과해, 고의로 채권을 숨길 회생 절차 상 실익이 전혀 없었다는 점
▶채무자회생규칙 제81조 제1항에 따라 개시결정 이후에도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누락된 채권은 수정할 수 있으며, 채무자는 채권자들이 이의기간(2026년 5월 8일까지) 내에 충분히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개시결정 다음 날 즉시 보정서를 제출해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점
위 4가지를 중점적으로 소명해 즉시항고장을 제출했으며,
울산지방법원 항고심(2026라0000)은 2026년 7월 21일,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채무자가 채권을 누락한 상태로 서류를 제출했다고 하여 이를 허위서류 제출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제1심의 폐지결정을 취소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환송했습니다.
이 사건이 주는 실무적 교훈
경매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중지명령 신청과 채권자목록 작성을 병행하되,
부채증명서 발급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청 접수증,
발급 시점 캡처 등 소명자료를 처음부터 챙겨두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개인회생절차는 서류 하나하나가 법적 판단의 근거가 되는 만큼, 채권자목록 작성이나 보정서 제출 시점 같은 세부적인 사항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특히 경매가 임박한 상황처럼 시간적 압박이 큰 사건일수록 예기치 못한 절차상 리스크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신청 초기부터 개인회생·파산 전문 변호사나 법무사의 조력을 받아 절차 전반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