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은행 대출받을 때 보증만 서줬는데, 보증채무를 지고 있는 친구가 개인회생을 신청했을 때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본인 명의로 쓴 돈이 아니라 친구의 빚에 보증만 서줬을 뿐인데, 정작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아래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보증도 결국 내 빚, 즉시 갚아야 하는 게 원칙
법적으로 보증채무는 원래의 빚과 똑같은 책임을 지게 됩니다.
특히 채무자회생법상 주채무자와 보증인은 "여럿의 채무자가 각각 전부의 채무를 이행해야 하는 관계"로 취급되기 때문에,
채권자인 은행은 주채무자에게든 보증인에게든 원하는 쪽에 채권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증인의 입장에서는 "친구가 언젠가는 갚을 수도 있으니, 일단 저는 변제를 미뤄도 되지 않을까요?"라는 생각인데, 안타깝게도 이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논리는 개인절차에서도 그대로 반영되는데요.
개인회생 변제계획안에서도 보증채무는 다른 일반 빚과 똑같이 유보 없이 매달 변제를 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씨가 친구 B의 은행 대출 5,000만 원에 연대보증을 섰고, A씨가 개인회생을 신청한 경우를 보겠습니다.
은행이 5,000만 원 전액을 채권으로 신고했다면, A씨는 이 돈을 다른 채무와 동일한 변제율로 매달 나눠 갚아야 합니다.
이렇게 회생 절차가 시작된 후, 만약 친구 B(주채무자)가 은행에 대출금을 전액 갚아서 그 채권이 사라진다면, 그 이후로는 B에게 배당되어 있던 변제금이 다른 채권자들에게 재분배됩니다. 그 돈을 A(개인회생 신청인)에게 되돌려 주는 것은 아닙니다.
구상권? 나중에 돌려받을 길이 있다
보증인이 대신 갚기 시작하면 법적으로 주채무자에게 "구상권"이라는 권리가 생깁니다. 쉽게 말해 "내가 대신 갚았으니 너도 나에게 갚아라"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다행히 이 구상권으로 받을 돈은 당장의 월 생활비 계산(가용소득)에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매달 변제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원래 빚을 진 친구가 부동산 등 충분한 재산을 가지고 있어서 나중에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다면, 이 구상권도 하나의 '재산'으로 보고 청산가치 계산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산가인 친구 C의 대출 3억 원에 연대보증을 선 경우, A씨가 대신 갚으면 C에 대한 구상채권을 갖게 되는데, C의 재력이 충분하다면 이 구상채권을 재산 목록에 반영해야 합니다.
이는 개인회생 인가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므로, 본인이 보증을 선 상대방의 재산 상태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구조가 왜 발생했을까요? 이렇게 생각해보죠
친구에게 선 보증 빚을 자신이 대신해서 갚지 않았다면, 그 돈은 자신의 재산으로 그대로 남아 있게 되며 그 돈 만큼 청산가치에 반영되어, 변제금 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위 사례에서는 3억원을 연대보증하지 않아서 갚지 않아도 되었다면 A의 통장에 그 돈이 그대로 남아있게 되고, A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3억원이라는 돈이 청산가치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증빚을 변제하지 않았다면 저 돈 3억 원이 A의 통장에 그대로 있었을까요? 의문이긴 하지만 법리적으로 얘기하자면 위와 같다는 것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습니다.
원래 빚에 담보가 잡혀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가장 실제 도움이 되는 경우는 바로 이 상황입니다.
만약 원래 돈을 빌린 친구나 가족의 집에 이미 은행이 근저당권(담보)을 설정해 놓았고, 동시에 나도 연대보증을 서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 은행은 담보물을 경매로 처분해서 돈을 회수하는 방법과, 보증인인 나에게 청구하는 방법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은행이 담보 처분만으로도 빚의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원칙대로 보증인이 즉시 전액을 갚기 시작하면 다른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불공평한 일이 벌어집니다.
이런 경우 법원 실무에서는 예외적으로 '변제 유보(미확정채권)'으로 처리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1.해당 채무는 일단 '미확정채권'으로 변제계획에 적어둡니다
2.매달 내야 할 변제금은 즉시 은행에 주지 않고, 회생위원 계좌에 모아둡니다
3.은행이 담보물(부동산)을 경매로 처분해서 돈을 받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4.은행이 경매로 받고도 남은 부족한 금액만 확정해서, 그 금액에 대해서만 변제를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A씨가 D의 대출 2억 원에 연대보증을 섰는데, D 소유 아파트(시가 1억 5,000만 원)에 이미 은행 담보가 잡혀 있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원칙대로라면 A씨가 2억 원 전액에 변제율을 적용해야 하지만, 은행이 경매로 1억 5,000만 원을 회수할 수 있으므로 이는 부당합니다.
그래서 은행 채권을 미확정채권으로 두고, A씨는 매달 변제예정액을 적립만 하다가, 은행이 경매로 1억 5,000만 원을 배당받으면 남은 5,000만 원만 확정채권으로 처리해 그 금액에 대해서만 변제를 시작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A씨는 2억 원이 아니라 5,000만 원 기준으로 부담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다만 5,000만 원 전액을 A의 회생 절차에서 배당 받을 수 있는지 문제는 A의 소득 및 재산 등과 연관되어 있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내 상황은 어디에 해당할까?
| 내 상황 | 결과 |
| 단순히 친구 빚에 보증만 선 경우 | 즉시 전액 변제 시작, 미확정채권 불가능 |
| 주채무자(친구)가 재산이 많은 경우 | 즉시 변제하되, 나중에 구상권으로 돌려받을 여지 있음 |
| 주채무자 재산에 이미 담보(근저당)가 잡혀 있는 경우 | 은행이 경매로 회수 후, 부족액만 변제 (부담 대폭 감소 가능) |
이처럼 같은 '연대보증' 상황이라도 세부적인 사정에 따라 실제 매달 부담해야 할 금액과 절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주채무자 소유 재산에 이미 담보가 설정되어 있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한 확인 사항이므로, 개인회생을 고민하고 있다면 본인이 보증을 선 채무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한 후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