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국민연금만을 수령하는 채무자도 개인회생 신청이 가능합니다. 국민연금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상 급여소득으로 인정되어 월 소득 산정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령액이 생계비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변제계획안 작성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신청 전에 소득과 생계비를 꼼꼼히 비교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배우자의 소득과 현재 생활 상황까지 모두 반영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국민연금이 소득으로 인정되는 근거

개인회생절차는 장래에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자를 전제로 합니다. 근로 여부와 무관하게 정기적이고 확실한 수입이면 급여소득자로 분류되며, 국민연금도 매월 일정액이 지급되는 구조이므로 이 요건을 충족합니다.
실무에서도 연금소득만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
다만 소득 구성에 따라 유의할 점도 있습니다.
퇴직 후 소규모 회사에서 근무하며 급여 200만 원, 국민연금 150만 원, 기초연금까지 함께 수령하는 경우: 모든 소득을 합산해 월평균 수입을 산정하므로, 급여만 받는 사람보다 오히려 소득이 높게 잡힐 수 있어 신청 전 조정이 필요합니다.
조기퇴직 후 별도 근로소득 없이 국민연금만 수령하는 경우: 연금액 전액이 월 소득으로 인정되지만, 금액이 적으면 월 생계비 충족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국민연금 수령액과 실제 생계비

법원은 신청인의 월 소득에서 가구별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가용소득으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변제계획안의 변제율을 결정합니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최저생계비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가용소득이 발생하지 않아 개인회생 절차 진행 자체가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실제 상담 사례 때문입니다.
어제 사무실을 내방한 의뢰인은 국민연금 127만 원, 노령연금 14만 원을 합해 월 141만 원의 소득이 있었는데, 이는 1인 최저생계비 153만 원에도 미달하는 금액이었으며, 여기에 본인 명의 차량 2대를 보유해 청산가치가 4,000만 원을 상회했습니다.
변제기간을 60개월로 잡아도 매월 약 70만 원을 변제해야 청산가치를 보장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월 소득 141만 원에서 70만 원을 공제하면 71만 원으로 생활해야 하는 셈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법원의 인가결정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득이 적다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되는, 다소 역설적인 사례였습니다.
배우자 소득 합산으로 돌파구 찾기

이 의뢰인의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울산 외곽에 시세 5,000만 원 상당의 빌라 한 채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주택에 저축은행이 2,500만 원 채권으로 강제경매를 신청한 상태였습니다.
이미 담보대출이 설정되어 있었지만 계속 거주해야 했기에 담보대출은 정상 상환하고 있었고, 다른 신용대출은 연체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반 채권자가 강제경매를 진행하면서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건강 상태도 좋지 않고 나이도 70세에 가까워, 개인회생을 하고 싶어도 본인 소득만으로는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배우자가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는 업무로 매월 2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 소득으로 부부의 생활비를 충당하고 채무자의 부족한 생계비를 보충하겠다는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인가결정을 받을 수 있을까?

네,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득이 부족한 상황이더라도 배우자 소득, 건강 상태, 주거 안정 필요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개인회생을 허가하는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류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월 소득이 100만 원대 초반에 불과한 채무자도 배우자의 소득 증빙 자료와 진술서를 함께 제출해 인가결정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법에서 정한 기준을 그대로 충족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개별 상황에 맞는 증빙 자료를 충실히 준비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국민연금만으로 생활하시는 어르신 채무자분들은 "내 소득으로는 개인회생이 안 될 것"이라고 지레 포기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위 사례처럼 배우자 소득, 청산가치 조정, 진술서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준비하면 길이 열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의 채무자, 소액 연금 수급자, 배우자와 함께 거주하는 경우라면 단순히 본인 소득만 놓고 판단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함께 전체적인 재산 관계와 생계 상황을 점검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개인회생은 서류 작성 능력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리는 절차인 만큼, 초기 상담 단계에서 꼼꼼한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