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코인 투자 2026. 06. 09 |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도박 채무 1억 8천만 원, 개인회생으로 절반 감면받은 사례

울산 소재 대기업에 근무하는 박○○ 씨(40대, 이하"채무자")가 사무소를 처음 찾아왔을 때, 손에는 급여 압류 결정문이 들려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한 대로 시작한 온라인 도박이 1년도 되지 않아 1억 8,000만 원의 채무로 불어난 상태였습니다.


캐피탈과 대부업체, 카드론으로 돌려막다 결국 회사 급여까지 압류가 들어왔고, 당장 다음 달 생활비조차 손에 쥐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도박 빚을 개인회생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도박 채무는 면책이 안 되지 않나요?

상담에서 채무자가가 가장 걱정한 것은 이 질문이었습니다. 도박으로 생긴 빚은 '불성실한 채무자'로 분류되어 절차가 어렵고 면책이 되지 않는다는 인터넷 정보를 읽은 탓이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을 섞어 이해한 오해입니다.


개인파산에서는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이 낭비나 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로 현저히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한 사실을 면책불허가 사유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파산에서는 도박을 해서 빚이 늘어난 경우 면책 시켜주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반면 개인회생에는 이런 규정이 없습니다. 개인회생은 채무 발생 원인을 심판하는 절차가 아니라, 앞으로의 소득으로 정해진 기간 동안 변제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보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즉 면책을 해주지 마라는 명시적인 규정이 개인회생에는 없습니다.


다만 도박 채무라고 해서 아무런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채무 발생 경위와 대출금의 사용처를 매우 꼼꼼하게 확인하고, 사용처가 설명되지 않는 자금이 남아 있으면 은닉 재산을 의심해 추가 소명을 요구하거나 청산가치에 반영하려 합니다.


신청이 성실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개시신청 자체가 기각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도박이라는 사실을 숨기느냐가 아니라,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느냐 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도박 사이트 입금 내역과 대출 실행일 대비 계좌 흐름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제출했고, 남아 있는 자산이 없다는 점을 함께 소명했습니다.


다만 도박으로 인해 낭비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청산가치에 반영해야 하는 것은 면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얘기하겠습니다.

급여 압류에 대한 중지명령 신청

개인회생 신청과 동시에 법원에 중지명령을 신청했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593조는 개시 여부 결정이 있을 때까지 강제집행이나 추심행위를 중지 또는 금지하도록 명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무자는 대기업 정규직으로 월 급여가 안정적이었던 만큼, 채권자들이 하는 강제집행 중 가장 신속히 할 수 있는 급여에 대한 채권 압류를 당해서 온 상황이었습니다. 중지명령 신청 후 1주일 만에 압류가 정지되어 통지서가 회사에 통지되기는 하였지만 이미 압류가 당한 후 개인회생과 함께 중지명령을 하더라도 인가결정 시까지 월급 전액을 수령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급여 압류에 대한 중지명령은 압류를 잠시 정지 시킬 뿐 완전히 해제(취소)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지가 되면 회사에서는 압류된 금액 만큼을 채권자뿐 아니라 채무자에게도 내어 주지 않고 보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관하고 있는 이 압류적립금은 차후 1회 변제금으로 투입되는데, 여기서의 논점은 아니므로 설명하지 않고 지나가겠습니다.

이 사건의 추가 논점: 퇴직금과 퇴직연금의 청산가치

개인회생에서는 채무자가 파산했을 경우 채권자가 받을 금액, 즉 청산가치 이상을 변제해야 합니다. 그래서 퇴직금 상당액을 어떻게 잡느냐가 변제 총액을 크게 좌우합니다.

구분청산가치 반영 방식
퇴직금민사집행법상 퇴직금 채권의 2분의 1이 압류금지되므로, 신청일 기준 예상 퇴직금의 2분의 1을 산입하는 것이 원칙
퇴직연금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7조에 따라 급여를 받을 권리 전액이 압류금지되므로, 실무상 청산가치에 산입하지 않음

퇴직연금채권을 전액 압류금지채권으로 본 것은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71180 판결의 취지이며, 압류금지재산은 파산재단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 청산가치 산정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다행히 채무자의 재직 회사는 DB형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었고, 이 점을 자료로 소명해 퇴직금 상당액이 청산가치에 산입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다만 이미 퇴직해 퇴직급여를 수령한 뒤라면 그 돈은 예금이나 현금으로 남아 청산가치에 잡히므로, 재직 중인 시점에 신청하는 것과는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사건의 채무자는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적된 퇴직금이 고액이었을텐데, 만일 퇴직연금이 청산가치 산정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면 월 변제금이 대폭 증가했을 것입니다.

최종 인가 결과

총 채무 1억 8,000만 원 가운데 법원이 인가한 총변제액은 약 9,000만 원이었습니다. 나머지 약 9,000만 원은 면책(탕감) 받았는데요. 원금 대비 탕감율은 약 50% 입니다.


통상적인 개인회생 사건과 비교하면 감면 폭이 큰 편은 아닙니다.


소득이 안정적일수록 가용소득이 많이 잡혀 변제액도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도박이라는 채무 원인에도 불구하고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고, 급여 압류가 풀려 생활이 회복되었으며, 변제계획을 끝까지 수행하면 남은 채무는 면책됩니다.

정리

도박으로 생긴 채무라고 해서 개인회생의 문이 닫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채무 발생 경위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소명하는 것, 그리고 현재의 변제 의지와 능력을 법원이 납득할 수 있는 자료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하는 자금이 남아 있거나 자료를 감추려 하면, 오히려 청산가치가 올라가거나 신청이 기각될 수 있습니다. 압류가 이미 진행 중이라면 대응이 늦어질수록 생활이 먼저 무너지므로, 결정문을 받은 시점에 바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위 사례는 실제 진행 사건을 정리한 것으로, 소득·재산·채무 구조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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