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운영하다 보면 거래처에서 식자재를 외상으로 받는 일이 일상다반사입니다.
처음엔 "다음 달에 갚으면 되겠지" 싶었던 게, 매출이 계속 떨어지면서 어느새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게 개인회생을 알아보게 된 분들이 꼭 한 번씩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거래처에 밀린 식자재 값도 개인회생으로 정리가 되나요?"
물품대금도 개인회생채권입니다
먼저 결론부터 드리자면, 됩니다.
채무자회생법 제581조 제1항을 보면, 개인회생채권을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생긴 채무라면 그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식자재 외상값도 당연히 여기에 해당합니다.
은행 대출이나 카드값과 다를 게 없습니다. 물품대금도 똑같이 개인회생채권으로 분류되고, 변제계획에 따라 일정 금액만 갚은 뒤 면책결정을 받으면 나머지 채무는 법적으로 소멸합니다.
채권자목록, 빠뜨리면 오히려 역효과
여기서 꼭 짚어드려야 할 게 있습니다. 거래처 채권자도 반드시 채권자목록에 올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간혹 "앞으로도 계속 거래해야 하는 곳이라 목록에서 빼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건 정말 위험한 선택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600조는 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개인회생채권에는 면책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선의로 빼든, 깜빡하고 빠뜨리든 결과는 같습니다. 개인회생 절차가 모두 끝난 후에도 그 거래처 채무만큼은 고스란히 남아 계속 갚아야 하는 것이죠. 개인회생 혜택이 그 부분에만 구멍이 생기는 셈입니다.
불편하더라도, 모든 채권자를 빠짐없이 기재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이런 경우는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몇 가지 예외적인 상황은 별도로 검토가 필요합니다.
절차 개시 이후에 생긴 채무: 개인회생을 신청한 이후에 새로 발생한 물품대금은 면책 대상이 아닙니다.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새로운 외상 거래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보증인이 있는 경우: 채무자 본인이 면책을 받아도, 보증을 선 사람의 책임은 그대로 남기 때문에, 거래처가 보증인에게 청구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 처음부터 갚을 의사가 없었던 경우: 대금을 변제할 의사도 능력도 없으면서 물품을 공급받은 정황이 드러나면, 해당 채무로 인해 형사처벌 받을 수 있고, 형사처벌이 된다면 면책의 효력이 물품대금에는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하나, 빠뜨리지 않는 것
정리하면, 식당을 운영하면서 쌓인 식자재 외상값은 개인회생채권에 해당하므로 변제계획에 따라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면책받을 수 있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해당 채권자를 채권자목록에 정확히 올리는 것입니다.
차후에 선의로 변제를 해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거래 관계가 어색해질까 봐 목록에서 빼는 순간, 그 채무만큼은 개인회생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므로, 절차를 제대로 밟아 진정한 재기의 기회를 얻으려면, 불편하더라도 원칙대로 진행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