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운영하다 보면 거래처에서 식자재를 외상으로 받는 일이 일상다반사입니다.
이렇게 쌓인 외상값은 매출이 흔들리는 순간 가장 먼저 부담으로 돌아오는데, 실제로 자영업자가 빚을 갚지 못하게 되었을 때 거래처 물품대금(외상대금)이 채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거래처에 밀린 식자재 값(물품대금)도 개인회생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합니다. 다만 몇 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물품대금도 개인회생채권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581조 제1항은 개인회생채권을 "채무자에 대하여 개인회생절차개시결정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으로 정의합니다.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발생한 채무라면 그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개인회생채권이 되려면 원칙적으로 개시결정 전의 원인으로 생긴 채권이어야 하고, 채무자에 대한 인적 청구권이어야 합니다.
식자재 외상값이나, 물품을 납품받은 채무도 당연히 여기에 해당합니다. 은행 대출이나 카드값과 성질이 다르지 않습니다.
물품대금 역시 다른 무담보채권과 동일하게 개인회생채권으로 분류되어, 변제계획에 따라 일정 금액만 갚은 뒤 면책결정을 받으면 나머지 채무는 법적으로 소멸합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식자재를 납품 받았고, 식자재 대금 500만 원을 변제하지 못하고 채권자목록에 포함하면서, 이 채권자에게 총 40만원을 변제하는 것으로 인가결정을 받았다면, 나머지 채무 460만 원은 면책되어 변제하지 않아도 됩니다.
채권자목록, 빠뜨리면 오히려 역효과
중요한 점은 거래처 채권자도 예외 없이 채권자목록에 올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간혹 "앞으로도 계속 거래해야 하는 곳이라 목록에서 빼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선택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603조와 제625조 제2항은 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개인회생채권에는 면책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선의로 뺐든 깜빡하고 빠뜨렸든 결과는 같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개인회생을 진행한 뒤에도 사업이 살아나지 않아 폐업하거나 남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채권자목록에서 빠진 거래처 채무가 있다면, 개인회생 절차가 모두 끝난 뒤에도 그 채무만큼은 고스란히 남아 계속 갚아야 합니다.
더구나 채권자목록 수정 가능 여부는 시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개시결정 전: 채무자가 비교적 자유롭게 채권자목록을 수정·추가할 수 있습니다.
개시결정 후 ~ 인가 전: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었음을 소명하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인가 결정 후: 원칙적으로 채권자목록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누락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면 해당 채권은 별도로 갚거나, 경우에 따라 절차 폐지 후 재신청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불편하더라도 모든 채권자를 빠짐없이 기재하는 것이 원칙이자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런 경우는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절차 개시 이후에 생긴 채무
개인회생 개시결정 이후에 새로 발생한 물품대금은 원칙적으로 개인회생채권에 해당하지 않아 면책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절차개시 후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발생 시킨 채무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절차 진행 중에는 새로운 외상 거래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보증인이 있는 경우
채무자 본인이 면책을 받아도 보증을 선 사람의 책임은 그대로 남습니다. 개인회생의 면책 효력은 채무자 본인에게만 미치므로, 거래처가 보증인에게 잔여 채무를 청구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므로, 보증인 있다면 그 보증인과의 관계 등을 검토한 후 채권자목록에 포함 여부를 고민해야 합니다.
※담보가 설정된 거래처 채무
동산담보나 소유권유보부 거래처럼 담보권이 붙은 물품대금이라면, 해당 채권자는 별제권자로서 개인회생 절차와 별도로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고 담보물을 회수한 뒤, 회수하지 못한 나머지 채권만 개인회생채권으로 처리됩니다.
※처음부터 갚을 의사가 없었던 경우
대금을 변제할 의사도 능력도 없으면서 물품을 공급받은 정황이 드러나면 사기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경우 해당 물품대금 채무는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표 요약
| 분류 | 구분 | 핵심 내용 |
| 기본 원칙 | 물품대금도 개인회생채권 | 개시결정 전 발생한 식자재 외상값은 대출·카드값과 동일하게 개인회생채권으로 분류 |
| 채권자목록 의무 | 반드시 전부 기재 | 거래 지속 예정 거래처라도 예외 없이 기재. 미기재 시 그 채무엔 면책 효력이 미치지 않음 |
| 채권자목록 의무 | 시점별 수정 가능성 | 개시결정 전: 자유롭게 수정 / 개시후~인가전: 법원 허가 시 추가 가능 / 인가 후: 원칙적으로 수정 불가 |
| 별도 검토 필요 상황 | 절차 개시 후 발생 채무 | 원칙적으로 면책 대상 아님 (사업계속 목적·법원허가 시 재단채권으로 우선변제 가능) |
| 별도 검토 필요 상황 | 보증인이 있는 경우 | 채무자 본인은 면책돼도 보증인 책임은 그대로 남아 거래처가 보증인에게 청구 가능 |
| 별도 검토 필요 상황 | 담보부 거래처 채무 | 소유권유보·동산담보 등이 있으면 별제권으로 절차와 별도 행사, 부족액만 회생채권 처리 |
| 별도 검토 필요 상황 | 처음부터 변제 의사 없었던 경우 | 기망에 의한 물품공급이 인정되면 형사처벌 가능, 해당 채무는 면책 배제될 수 있음 |
| 결론 | 핵심은 '누락 없는 기재' | 채권자목록에 거래처 채권자를 빠짐없이 올리는 것이 개인회생 보호를 온전히 받는 유일한 방법 |